강 론 말 씀

연중 제33주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1. 18. 22:06

2018년 11월 18일


지난해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면서
교황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힌 이들에게
손을 내밀도록 강력하게 원하시면서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을
제정하셨습니다.

그 하루 전에 로마의 부제 성 라우렌시오 성당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밤을 세워 철야기도를 가졌습니다.

성 라우렌시오는 박해시대의 로마교회의 재산을 관리했던 부제였습니다.
당시 부제의 역할은 지금의 본당회장님 또는 사무장님과 같은 역할이었던 것이지요.

그때 교황이었던 식스토 3세와 동료 부제들이 로마황제에 의해 사형을 받게 되었고,
부제였던 그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습니다.


이때, 사형을 앞둔 식스토 교황이 3일 안에 자신을 따라오리라고 예언을 하였고,
라우렌시오 부제는 함께 순교할 수 있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교회의 소유물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사실 박해하는 로마 집정관들이 교회의 재산을
빼앗고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파악한 라우렌시오는
교회의 공동재산을 로마에 빼앗기기 보다는
교회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가난한 이들에게 주는 것이
오히려 하느님의 재산을 지킬수 있으리라 믿었고
실제로 재산을 3일에 걸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이것에 분개한 로마 집정관이 라우렌시오를 붙잡아
석쇠 위에 올려서 화형에 처하게 됩니다.
그래서 라우렌시오는 요리사의 수호성인인 동시에
가난한 사람의 수호성인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라우렌시오의 지혜와 용기를 기념하고
가난한 이들이 곧 그리스도의 백성 임을 되새기며
수많은 사람들이 1년전 오늘 11/18에
로마의 성 라우렌시오 성당에서 철야기도를 가졌습니다.


그 뒤로 교회의 재산은 가난한 이들의 것이 명확히 들어났고,
교회의 많은 일을 하고 남은 것은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전통이 생겨났습니다.

한편,
교회의 전례력으로 우리는 한해의 끝맺음에 와있습니다.
대림시기가 시작되는 12월 2일 저녁부터 교회는 새로운 해를 맞이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이 있었던 시간과 장소는 바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신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고,
성전 맞은쪽 올리브 산에서 이르러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아에게만 말씀하신 예언의 말씀입니다.

다시 한번 들어보십시요!

“그 무렵 큰 환난에 뒤이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내지 않으며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하늘의 세력들은 흔들릴 것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큰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자기가 선택한 이들을 땅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에서 모을 것이다.”

종말의 상황을 묘사하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마무리되고 있는 한해를
어떠한 마음으로 정리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리는 대목입니다.


올 한해동안 우리는 하느님의 재산을 아끼고 잘 관리하며 살림을 해왔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알뜰하게 절약하며 살림살이를 해오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보름정도 남은 이 한해동안
그동안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가 풍요롭게 쓰고 남은 재산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숙고해봐야 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은 그들의 복음적 권리입니다.
그 권리를 여러분께서 되찾아 주시길 바랍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