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대림 제3주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2. 16. 22:49

2018년 12월 16일


제가 미국에 머물었던 수도원은
피정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고
피정집과 수도원의 중간에는 장미정원이 있는데
일년에 10달 정도 장미가 피어있습니다.

수도원에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하루에도 수십번 장미정원을 지나다니지만,
꽃들이 나에게 전하는 초대를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이 피정삼아
이 정원에 찾아와 조용히 회랑을 거닐거나
장미 정원에 앉아 있으면서
평화의 마음을 되찾고 집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신기하게도 여러가지 색깔을 지닌 장미들이 있지만,
특히 우리가 장미빛이라고 부르는
연홍색을 지닌 장미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연홍색으로 함께 불들어갑니다.

그리고 어두워져 있던 내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밝아져가고
이내 장미빛으로 온 마음이 물들어
내 마음은 기쁨이 움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꽃들은 언제나 그곳에 있는것 같지만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 우리에게 자신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자신을 개방하면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장미빛 세계로 초대되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기쁨을 선물로 받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과거의 기뻤던 추억을 기억할 때,
장미빛 추억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본기도, 1독서, 화답송, 2독서, 복음환호송 그리고 복음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그 단어는 무엇일까요? (기쁨, 기뻐하십시오)
그래서 오늘을 “기뻐하는 주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오늘 제의는 기쁨을 상징하는 장미색 제의를 통해 교회의 기쁨을 표현합니다.
곧 성탄이 다가오는데, 그 기쁨과 설레임이 마음 안에서
정지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기쁨과 설레임이 주체할 수 없이 넘쳐흐르는 것입니다.

기쁨은 나도 모르게 표현됩니다.
내가 무지무지 행복한데, 표정은 무뚝뚝하게 질 수 없듯이
나도 모르게 나의 행복과 기쁨은 나를 넘어
외적으로 표현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일제치하에서 독립을 이루었을때도 기뻐했고,
6-25전쟁이 마쳤을 때도 기뻐했고,
군대에서 제대할 때도 기뻐했고,
학교를 졸업할 때도 기뻐했고,
월드컵에서 4강을 이루었을 때도 기뻐했고,
우리가 첫 데이트 할 때도 기뻤고,
결혼할 때도 기뻐했고,
첫 아기 낳았을 때도 기뻐했고,
우리 아이가 처음으로 걸음마를 했을 때도 기뻐했고,
또 첫 손주를 봤을 때도 기뻐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장미빛 추억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실 때 마다
우리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기쁠 때 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것이지요.

또 다시 이번 성탄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심을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는 기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입니다.

그러므로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성탄때 까지 각자의 마음을
장미 빛으로 물들이시길 바랍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