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십자가의 성 요한 기념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2. 14. 22:44

2018년 12월 14일


십자가의 성 요한은
아빌라의 북서쪽에 있는 작은도시 폰티베로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직물을 짜는 직업을 가졌기에
가난한 생활을 하다가 예수회 대학교를 다니게 됩니다.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하여 사제서품을 받은 후,
당시 자신이 살고 있는 수도회의
느슨한 수도생활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였고,
고향에서 가까운 아빌라에서 성녀 데레사를 만나
수도생활의 이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함께 수도생활을 쇄신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래서 맨발의 가르멜회를 창설하여
보다 엄격한 수도생활을 시작합니다.
또한 더욱 진지한 수도생활에 매력을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가르멜 수도회가 아닌 맨발의 가르멜회로 몰려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쇄신된 수도생활을 시작한 10년 후,
십자가의 요한은
약 9개월간의 극심한 신앙의 어려움을 체험합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신앙의 어두운 밤이라고 불리는
신앙의 정화과정을 겪으면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하느님과 일치에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갑니다.

사실 많은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부재, 신의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그리고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체험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앙을 때론 의심하고
때론 냉담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주의깊게 바라봐야 할 것은
많은 성인들도 이와 비슷한 체험을 경험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인성녀들은
어두운 체험 안에서도 실낱같은 신앙의 빛 줄기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인생의 터널을 지나
광명에로 나아간 성인들은
그 어두움의 체험이
신앙의 진보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결같이 증언합니다.

때론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신앙의 가치와 의미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우리는 그것이 하느님께서 주신 어두운 밤이라는 선물을
받고 있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때론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신자들에게 냉담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림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마치 어두운 밤을 살아가는 사람들과도 같습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 빛 하나가 흐리게 보이지만,
이내 그 별 빛이 온 인류를 밝히는
태양보다도 더 밝은 빛이 되리라는 것을
희망하며 기다리는 이 과정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우리 앞에 이제 겨우 촛불 두 개가 켜져 있지만,
예수님께서 오시면 우리는 더 이상 촛불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하느님의 도성에서 어린양이 그 도성의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화답송 시편처럼
우리는 생명의 빛을 얻을것입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