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분도 신부의 추묵화

추묵화 : ‘참되고 완전한 기쁨’ (레오가 프란치스코에게^^)

dariaofs 2019. 5. 6. 13:47



‘참되고 완전한 기쁨’ (레오가 프란치스코에게^^)

♬ When I Dream (노래가사를 의역함)

I could build the mansion that is higher than the trees.

난 나무보다도 더 높은 집을 지을 수 있어요.

I could have all the gifts I want and never ask please.

청하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모든 선물들을 가질 수 있어요.

I could fly to Paris. It's at my beck and call,

하려고만 하면 (당신 이름의 중심인) 파리까지도 날아갈 수 있답니다.

Why do I live my life alone with nothing at all

삶 속의 그 무엇이든 나 홀로는 의미가 없겠지요

But when I dream, I dream of you.

그러나, 난 꿈을 꿀 때면 당신을 만납니다.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아마도 언젠가는, 당신의 꿈이 실현될 거예요.

When I dream, I dream of you.

내가 꿈 꿀 때면, 난 당신을 봅니다.

Maybe someday you will come true.

아마도 언젠간, 당신의 꿈이 이뤄질 거예요.


당프 : 45과 ‘정주수도회 법규에 대한 저항’ ~ 47과 ‘영혼의 어둔밤’


포르치운꿀라 성당의 지붕을 파손한 후 위기를 느끼던 영적인 형제들은 안도감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형제회 안에 만연된 느슨한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원들이 3천여명 이상이 되자 조직의 안정성을 걱정하는 형제들이 늘어났고 특히 유식한 형제들은 새로운 내부규정을 강력히 주장하며, 창설자의 사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프란치스코는 초기의 꿈을 저버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확대된 수도규칙을 작성하려고 했으며, 마침내 1221년 첫 회칙(구두회칙)을 개정한 24장의 인준받지 않은 회칙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이 회칙에 대한 나름 똑똑한 형제들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영성적이지만 법률적 측면이 부족하다! 가난완화를 위해 정주수도회 규정을 채택하자! 등등의 속화(俗化)된 의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자, 인내심이 깊은 프란치스코도 마음속에도 감정의 회오리와 서글픔의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이러한 프란치스코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글이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다.


어느날 오후 페루지아로 돌아오는 길 ~ 첫 눈이 하얗게 내린 녹지 않은 언덕길을 프란치스코와 레오는 맨발로 걷고 있었다.


투니카는 이미 젖었고 추위는 뼛속까지 스며든다. 물에 젖은 옷자락이 정강이를 치는 바람에 쓰라린 상처에서 핏기가 고여 가는데 ~ 묵묵히 앞서서 걸어가던 프란치스코가 무겁게 입을 연다.


“레오 형제, 우리가 포르치운꿀라에 도착했을 때 우리 형제회에 파리대학의 교수들이나 많은 주교들, 추기경들,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의 왕들까지 입회했다는 소식을 듣는다고 상상해 보시오, 나는 거기에 완전한 기쁨이 있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잠시 말을 끊고 다시 말하였다. “ 작은 형제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유창한 설교자들이라 모든 비신자들을 회개시키고,


기적을 행할 수 있는 재능을 받아서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성인처럼 대한다고 상상해 보시오. 나는 그것이 완전한 기쁨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몇 분 간의 침묵 후 계속 말했다. “오늘 밤 배고픔과 추위와 피로로 죽도록 지쳐 포르치운꿀라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귀찮은 거지나 도둑놈 취급하며 문도 안 열어주고 안에서 욕하며 몇 시간 동안 이 추위 속에 우리를 세워 놓는다고 상상해 보시오. 그


런 상황에서 우리가 인내와 사랑을 잃지 않는다면 바로 그곳에 참되고 완전한 기쁨이 있다고 나는 확신합니다”


이러한 ‘내적승화’가 있었기에 프란치스코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고, 기꺼이 창설자로서의 봉사직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회 초기의 단순하고 순수한 이상을 지켜내는 것 ~ 그것이 바로 자신이 바쳐야 할 순교임을 깨닫게 된다.


이전보다 더한 열심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끊임없이 회개의 설교를 하러 다니던 중 더 간결하고 명료한 최종적인 수도규칙을 작성하기로 결심한다.


이를 위하여 늘 충실한 친구 레오와 볼로니아에서 법학을 공부한 보니죠 형제와 함께 리에티 시 가까이에 있는 폰테콜롬보로 떠났다.


몇 달 동안의 치열한 고뇌와 작업 끝에 수도규칙이 완결되었다. 그 후 로마 교황청과의 협의와 수정 그리고 형제들의 총회에의 상정 등 여러 과정을 거친 뒤 1223년 교황 호노리오 3세로부터 회칙을 인준 받는다 (인준받은 회칙)


나눔꺼리^^

인생살이에는 나침반이 필요하다. 어떤 고뇌와 고통 그리고 시련 속에서도 결코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삶의 나침반이다.


프란치스코에게는 주님과 함께하기에 누리는 “마음의 평화”라는 나침반이 있었다. 나는 어떤 나침반을 내 마음속에다 두고서 살아가는가?


프란치스코는 자신에게 다가온 좌절과 실패, 육체적인 고통, 영적인 괴로움과 어둔밤을 자신의 순교꺼리로 받아들임으로써 승화시켜 나갈 수 있었다. 우리 또한 그럴 용의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