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분도 신부의 추묵화

추묵화 : ‘움막의 노래’

dariaofs 2019. 7. 8. 06:10





추묵화 : ‘움막의 노래’


♬ Donovan-brother


오 감미로워라 가난한 내 맘에 한없이 샘솟는 정결한 사랑

오 감미로워라 나 외롭지 않고 온세상 만물 향기와 빛으로

피조물의 기쁨 찬미하는 여기 지극히 작은 이 몸 있음을

오 아름다워라 저 하늘의 별들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은

오 아름다워라 어머니신 땅과 과일과 꽃들 바람과 불 ~ 갖가지 생명 적시는 물결

이 모든 신비가 주 찬미 찬미로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


당프 : 51과 ‘사랑의 상처’ ~ 54과 ‘마치 음유시인처럼’


마음씨 좋은 오를란도 백작이 이번에도 프란치스코와 형제들에게 많은 배려를 베풀어 주었다. 산의 정상에 움막도 지어주었고, 양식도 보내주었다. 이렇게 라베르나에서 모두가 깊은 관상의 삶으로 초대되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프란치스코는 완전히 혼자이고 싶었다. 그래서 아무도 볼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곳으로 들어갔다.


레오 형제만이 하루에 한 번 빵 한 조각을 가지고 다가갈 뿐 ~ 그렇게 사십일 동안 그곳에 머무르게 되는데 ~


이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으나 확실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프란치스코의 마음에 깊이 떠 올랐으며 프란치스코는 단 한순간도 그의 마음속에서 이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동정일여 & 몽중일여)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를 미치도록 매료시킨 예수님은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님이었는데 지금은 어디를 가나 그를 따라다니며 울게 만드는 십자가 수난의 예수님 (가난하시고 겸손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 이었다.


프란치스코는 십자가를 지고 그 위에서 처절하게 죽음을 맞으신 예수님의 크나큰 사랑에 대해 묵상하면서 자신 또한 그분이 겪으신 십자가 위의 고통과 그런 가운데서도 결코 잃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간직하신 당신의 사랑을 체험하기를 간구하였다.


Q 성인이 주님의 십자가 & 십자가 상에서 겪으신 고통을 체험키를 간절히 기도했다면 ~ 나는 주님의 어떤 부분을 체험하고 싶어하는가? 나의 기도는 어떤 기도인가?


여느날과 같은 9월 14일 동틀 무렵 그는 고요한 기도 중에 그의 손과 옆구리와 발이 뚫리는 아픔을 느꼈다. 그것은 주님이 겪으신 사랑의 상처였다. 고통이 너무 심해 프란치스코는 그 이상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형제들은 프란치스코를 더욱 극진히 간호하였으나 그는 매우 부끄러워하고 혼란스러워 했다. 형제들에게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였으며 그의 상처를 최대한 숨겼다.


그러나 사랑의 경이로움을 감추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어디서 누구에게 그 얘기를 들었는지 모든 마을과 고장의 주민들이 프란치스코를 보고자 달려 나왔다.


기복적인 신심으로 그의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 어떤 질병의 치유를 기원하며 모여들었다.


그는 육체의 통증과 허약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기꺼이 만났으며, 그런 소란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큰 열정으로 하느님의 선을 알리려고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였다 (나귀를 타고 굽비오를 가는 프란치스코)


하지만 프란치스코의 질병은 더 이상 설교를 하러 나가지 못할 정도로 계속 악화되어 갔다. 상처의 통증과 위 질환뿐 아니라 안구의 건강까지 심각해졌다. 형제들은 그의 생명을 우려하며 리에티에 있는 이름난 의사를 찾아가길 강권하였다.


많은 이들의 요청으로 프란치스코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그는 먼저 그의 영혼의 친구인 클라라에게 이별의 인사를 하러 산 다미아노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하였다.


하지만 산 다미아노에 다다르자 고열이 올라 치료여행이 잠시 만류되었다. 더구나 겨울의 추위는 혹독했고 모든 길이 눈으로 뒤덮였기에 한 형제와 함께 클라라의 보호하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그의 눈은 더 이상 빛을 견딜 수 없어 어두운 움막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사람의 형상을 한 뼈들이 투니카에 감겨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상처에서는 피가 흐르고 위는 타들어 가는 듯했다. 그리고 이것만으로 부족했는지 밤에는 그의 몸 위로 쥐들이 우르르 뛰어다녔다.


어느날 아침 클라라는 멀리서 환자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목소리는 옆구리의 통증으로 인해 간간히 멈춰서야 했지만 그 말마디 만큼은 또렷이 그녀의 마음으로 녹아들었다.


“지극히 높으시고 전능하시며 자비로우신 주님을 ~ 태양과 달과 별, 물과 불, 바람과 열매를 낳아주는 땅을 주신 주님을 찬미하는 노래”였다. 모두를 형제 자매라고부르는 노래였다.


클라라는 그때 움막이 어떤 신비로운 빛으로 가득 찼음을 깨닫게 되었다.


프란치스코는 자신만을 위해서 이 노래를 불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노래를 잘하는 파치피코 형제에게 가르쳐 형제들과 함께 광장을 다니면서 음유시인처럼 노래를 부르라고 부탁하였다.


그 무렵 산 다미아노의 움막에 이상한 소식이 도착했다. 귀도 주교와 베르링퀘리오 시장이 전쟁을 하려한다는 소문 (주교가 시장을 파문하자 시장은 모든 시민들에게 주교화의 관계를 일절 금하도록 명한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앞으로 발생될 결과의 심각성을 인지하였고 그의 노래에 다음 구절을 추가하였다.


당신 사랑 까닭에 남을 용서해 주며, 약함과 괴로움을 견디어 내는 그들에게서 내 주여 찬양받으사이다. 평화로이 참는 자들이 복되오니, 지존이시여 당신께 면류관을 받으리로소이다


프란치스코의 강렬한 바람으로 시인 형제들이 아씨시로 돌아왔고, 그들은 주교와 시장 앞에서 성인이 만든 새로운 싯구를 추가하여 노래 불렀다. 얼마 후 아씨시에서는 다시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되살아났다.


Q 성인이 태양의 노래를 화해의 도구로 활용했다면, 오늘날 나는 다른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가?

[출처] "움막의 노래"|작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