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분도 신부의 추묵화

추묵화 : ‘회상’

dariaofs 2019. 8. 5. 11:21




추묵화 : ‘회상’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 시험 뜬 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


당프 : 55과 ‘불 형제’ ~ 58과 ‘비범한 유언’

클라라의 간호 덕분에 프란치스코는 호전되어 리에티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자 마을사람 모두가 오상 성흔을 받은 성인을 보고 싶어했다. 거의 언제나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키 위해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많은 군중이 그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폰테 콜롬보로 거처를 다시 옮겨 안정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즈음 많은 의사들이 치료를 시도했으나 실패하였고 결국 통증이라도 완화시키려는 목적으로 귀에서 눈썹까지 뜸을 뜨기로 결정했다. 불에 벌겋게 달궈진 쇠를 보자 그는 어린아이처럼 화롯불을 향해 소리 높여 외쳤다.


 “불 형제여! 형제는 고귀하고 유용한 존재입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를 너무 심하게 다루지 마세요. 제가 참을 수 있도록 당신의 강도를 조정해 주세요” 수술이 끝났을 때 의사들은 프란치스코의 강인함에 감탄하며 나왔다. 하지만 그의 건강은 나날이 악화되어 갔다.


우골리노 추기경과 엘리아 형제는 프란치스코의 건강을 크게 염려하며 1226년 봄이 시작할 무렵 그를 시에나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어느 날 밤 그는 경련을 일으키던 중 피를 토했고 이는 그를 죽음의 문턱까지 데리고 갔다.


그와 함께 있던 형제들은 영적 아버지를 잃는 슬픔을 억누를 길 없어 흐느껴 울었다. 프란치스코는 간신히 제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며 끊어지는 목소리로 그들을 강복하였고,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짧은 유언을 들려주었다.


현재 우리 수도회에 있는 형제들과 세상의 끝 날까지 들어올

나의 모든 형제들에게 강복한다고 기록해 놓으십시오.


나는 쇠약함과 병고로 인하여 말조차 할 기력이 없으므로

다음과 같은 세 마디 말로 나의 뜻을 나의 형제들에게 밝히려고 합니다


나의 축복과 나의 유언에 대한 기억의 표시로 항상 서로 사랑하고,

우리의 귀부인이신 거룩한 가난을 항상 사랑하고 지키며,


또한 어머니이신 거룩한 교회의 고위 성직자들과 다른 모든 성직자들에게

충성을 다하고 항상 순종하십시오.


시에나 역시 그에게 건강을 되돌려 주지 못하였기에 우려 속에 그의 여정을 지켜보던 아씨시 주민들은 그를 고향으로 모셔가기 위해 기사들을 보냈다. 그의 심각한 건강 상태로 인해 귀환은 매우 힘들었다.


코르도나 가까이 있는 은수처에서 며칠을 묵었고 그 다음 바냐라와 사트리아노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씨시의 주교관으로 옮겼다.


주교관에 머무르는 동안 그에게 아레쪼 출신의 부온 조반니라 불리는 의사를 데려왔다. 프란치스코의 새로운 질병인 수종은 점차 심해져 갔고 급기야 다리와 위까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의사에게 질병의 결과를 알려달라고 상냥하게 청하였다. “곧 세상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병은 고칠 수 없어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그는 팔을 위로 뻗치며 기쁘게 외쳤다.


 “죽음 자매여 어서 오소서” 그리고 그가 새로 지은 시를 함께 부르기 위해 동료들을 불렀다.


내 주여! 목숨 있는 어느 사람도 벗어나지 못하는 육체의 우리 죽음, 그 누나의 찬미 받으소서


죽을 죄 짓고 죽는 저들에게 앙화인지고. 복되도다. 당신의 짝 없이 거룩한 뜻 좇는 자들이여!


두 번 째 죽음이 저들을 해치지 못하로소이다


당시 많은 형제들이 아씨시로 돌아왔다. 그와 작별 인사를 하러 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축복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붕대로 눈을 감아 성인은 그들을 볼 수 없었으나 그들의 존재를 느끼자 그들에게 강복을 주었고 선한 동기와 목적을 가진 일에 뜻을 굽히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특히 형제회 초기 동료들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여러 기억들이 되살아나면서 우려와 걱정이 교차 되었다. 그래서 레오 형제에게 모든 형제들을 위한 그의 유언을 기록해 달라고 청하였다.


성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신이 죄악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을 때와 나병환자들과 거지들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했을 때 등 과거를 회상하며 유언을 시작했다. 그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오직 하느님의 자비였음을 강조하였다.


그를 불러주시고 그에게 복음에 따라 단순하게 살도록 지시하신 분은 바로 하느님 그분!!! 그 후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형제들이 그에게 다가왔고, 그 형제들과 함께 가난 속에서 열심히 일하고 기도하며 기쁘게 살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바로 그때 프란치스코의 음성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회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마치 입법가가 헌법을 선포하듯이 명확한 어조로 영적 권고를 이어갔다.


모든 형제들이 일하는 것을 배우고 진실로 가난한 생활을 하며 교회에 순종하고 약속한 수도규칙을 언제나 충실하게 지킬 것을 명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지키는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님께서 나 프란치스코 형제에게 이렇게 회개생활을 시작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내가 죄 중에 있었기에 나병환자들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역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 친히 나를 그들에게 데리고 가셨고 나는 그들 가운데서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들한테서 떠나올 때에는 역겨웠던 바로 그것이 내게 있어 몸과 마음의 단맛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얼마 있다가 나는 세속을 떠났습니다 ~ ~ ~


이것을 실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에서는 지극히 높으신 아버지의 축복을 충만히 받고,


땅에서는 지극히 거룩하신 위로자 성령과 하늘의 모든 천사들과 성인들과 함께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축복을 충만히 받기를 비는 바입니다.


Q 성인의 유언에는 당신의 모든 열망과 희망 그리고 당신의 인생 그 자체가 담겨져 있습니다. 과연 나는 어떤 유언을 남길 것입니까? 오늘은“나의 유언”을 나누어봅시다.


[출처] 추묵화 : ‘회상’|작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