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5월 1일 다해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노동자 성 요셉)

dariaofs 2013. 5. 1. 09:44

 

                                                                                (마태 13,54-58)

 

 

<노동>

 

창세기에서 묘사하는 하느님은 '노동자'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창세 1,31)."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시는 모습이 바로 노동자의 모습입니다.

하느님의 노동은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드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노동을 하셨다는 것은 '노동'을 축복하신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자기의 생계를 위해 노동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축복 받은 일을 하는 것이고,

동시에 하느님께서 하셨던 '선한(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로 알려졌지만(마태 13,55),

예수님을 '목수'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르 6,3)"

아마도 예수님께서는 활동을 시작하시기 전에 목수 일을 하셨을 것입니다.

 

또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농부로 표현하셨습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

하느님과 예수님이 노동자이고 농부라면 노동자와 농부는 귀한 직업입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성서학적으로는 이렇게 귀한 직업이 따로 있습니다.)

 

'노동자 성 요셉 ' 기념일은 단순히 요셉 성인을 공경하는 날이 아니라

요셉 성인이 노동자라는 사실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노동자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 기념일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일이 '노동'이기 때문에

노동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는 일이고, 그래서 신성한 일이 됩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귀한 직업과 천한 직업을 분류해서

귀한 직업만 선호하고 천한 직업은 회피할 때가 많습니다.

인간 세상의 현실이 그래서 그렇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직업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적어도 교회 공동체 안에는 어떤 차별도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과연 모든 직업이 교회 안에서 똑같이 존중받고 있는가?

어떤 직책을 맡길 때 그 사람의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는 일은 없는가?

세속의 직업이 교회 안에서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는가?

나자렛 사람들이 예수님의 직업 때문에 예수님을 무시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직업만 보고 무시하는 일은 없는가?

우리는 어떤 차별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먼저 교회 공동체부터

모든 사람이 똑같이 형제로 존중받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노동에 관해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를 어떻게 본받아야 하는지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무질서하게 살지 않았고,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수고와 고생을 하며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

우리에게 권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여러분에게 모범을 보여

여러분이 우리를 본받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여러분 곁에 있을 때,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거듭 지시하였습니다.

그런데 듣자 하니, 여러분 가운데에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지시하고 권고합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2테살 3,7-12)."

 

원래 이 내용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 남에게 폐를 끼치기만 하는 게으른 사람들에게 하는 훈계인데,

오늘날에는 하는 일 없이 세비만 받는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

이라는 표현이 일부 정치인들에게 잘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서

일하지 않으면서도 부유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도 이 훈계에 해당됩니다.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서 날마다 노동을 하는 것은 확실히 고달픈 일입니다.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 아닌 재산으로

방탕과 사치를 누리면서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결코 하느님께서 주신 복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복이 아니라면 그것은 저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