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대. ⓒ왕기리 기자
미사는 크게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나뉩니다. 전반부를 구성하는 말씀의 전례에서 신자들은 성경의 내용을 듣게 됩니다. 미사 전례에서 성경 봉독은 기본적으로 두 개나 세 개의 독서로 이뤄집니다. 평일미사에서는 독서 하나와 복음, 그렇게 둘. 주일미사에서는 1독서와 2독서 그리고 복음. 그래서 세 개의 성경 부분을 읽습니다.
그래서 오늘 속풀이 질문은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말씀의 전례에 사용하는 구절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는가? 둘째, 어떤 날의 독서는 이것을 읽거나 저것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경우의 독서 선택 기준은 또 무엇인가?
배경적으로 전례는 하느님께 대한 예배행위이지만, 동시에 하느님 백성을 위한 교육의 기회입니다. 전례를 통해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계십니다.( '전례 헌장' 33항 참조) 그래서 미사 중에 전례와 말씀 선포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관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적합한 성경 봉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전례력의 각 날에 해당하는 독서가 선택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아 두시면 말씀의 전례가 지향하는 바를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겠습니다. 이어서 첫 번째 질문에 답을 드리자면, 예전에 이미 다뤄 봤다는 답으로 대신 할 수 있습니다. "미사 때 읽는 독서는 어떻게 정해지나요?"를 읽어 보시면 되겠습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둘이나 여러 본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읽을 수 있을 경우의 선택 기준을 알아봐야겠습니다. 이때 선택 권한은 미사 주례자에게 맡겨집니다. 이렇게 본문을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주로 성인 축일, 필요에 따라 드리는 기원 미사, 신심 미사, 죽은 이를 위한 미사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주례자는 그 구절이 짧아서 혹은 개인 취향에 맞아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의 영적인 공동선을 우선시해야 합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352항 참조)
좀 더 설명해 볼 수 있겠습니다. 같은 독서가 긴 것과 짧은 것 두 가지 형태로 주어지고 이 중에서 선택할 경우, 사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합니다. 그러니까 조금 긴 독서를 회중이 제대로 알아들을 만한 여건이 되는지를 헤아려 봐야 합니다. 주례자는 '더 긴 본문과 이를 설명하는 강론을 회중이 제대로 알아들을 만한가?'를 자문해 봐야 합니다.
길고 짧은 것 중에 택일이 아니라 두 개의 다른 성경 구절이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경우에도 회중의 선익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목에 유익하다면, 모인 회중에게 더 쉽거나 어울리는 독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전례를 위하여 고유하게 지정된 독서를 되풀이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원식이나 서품식 같은 특별한 전례를 위해서 그 서원/서품 대상자들이 합의하여 해당 일의 독서와는 다른 독서 구절을 정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는, 어떤 본문이 특정 회중에게 어려울 것 같거나 혹은 같은 독서를 주일과 월요일처럼 가까운 날 다시 읽어야 할 때 같은 것입니다. 이럴 때도 다른 구절로 대치할 수 있겠습니다. ("미사 독서 목록 지침", 80-81항 참조)
성당 전례팀에서 독서 봉사하시는 분들은 전례를 위해서라도 "미사 독서 목록 지침"을 참고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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