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1월 13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dariaofs 2021. 1. 13. 06:00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는 예수님 능력이 어디에서 오는지 보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마르 1,31)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마르 1,34)


예수님께서 치유와 구마를 베푸십니다. 그동안 병고와 마귀에 시달려 고통을 겪던 이들이 예수님 앞에 나아와 회복되고 온전해지게 됩니다. 병자와 지인들 모두 여느 주술사나 치료사들의 일시적인 치료와는 다름을 느낍니다.

제1독서에서 히브리서 저자는 인간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악에 대한 예수님의 주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죽음의 권능을 쥐고 있는 자 곧 악마를 당신의 죽음으로 파멸시키시고, 죽음의 공포 때문에 한평생 종살이에 얽매여 있는 이들을 풀어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히브 2,14)


예수님은 당신 죽음으로 죽음의 권능을 지닌 자를 파멸시키십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을 괴롭히는 병고와 마귀를 쫓아내실 수 있는 건, 그분이 양들의 생명에 당신 죽음을 거셨기 때문이지요. 죽음으로 양들을 위협하는 악에게 철퇴를 가하고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은 그 죽음이 아무것도 아님을 보여 주시는 예수님의 순명에 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마르 1,35)

피곤하셨을 법도 한데 예수님은 "새벽 캄캄할 때 외딴곳"에서 아버지 안에 머무르십니다. 기도는 예수님 활동의 원동력입니다. 아버지와의 사랑이 그분을 움직이지요. 죽음까지도 순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옵니다.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마르 1,37)

예수님의 치유와 구마 기적을 본 이들이 예수님을 찾아나섭니다. 그분이 곁에 계시면 세상 걱정이 다 사라질 거라 여겼을 겁니다. 인간이 느끼는 불안 중에 병과 마귀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비중은 매우 크니까요.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제자 일행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들 역시 상당히 고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스승이 일으키신 기적들은 제자들이 보기에도 놀라웠습니다. 제자들은 이스라엘이 고대하던 메시아의 행보가 이제부터 활발히 전개되리라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마르 1,38)

예수님은 사람들의 반응을 전하는 제자들의 말에 전혀 동요하시지 않고, 담담히 당신의 소명을 밝히십니다. 인기나 명예에 영합해 둥지를 틀고 주저앉는 건 예수님께 어울리지 않지요.

복음은 널리 전해져서 세상 구석구석의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의 불씨가 되어야 합니다. 이 사명 앞에서 누구도, 어느 민족이나 국가나 인종이나 신분이나 제도도, 예수님을 독점할 수 없지요. 예수님은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세상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는 악의 세력에 대한 예수님의 능력은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는 마음에서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아버지와의 사랑을 통해 형성되고 견고해지지요. 죽음을 각오한 이에게 불가능한 사랑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벗님! 예수님께서 우리 각자의 병고와 완고함, 나약함을 치유하러 오십니다. 그분께서 기도하며 우리를 어루만지시니, 우리도 기도 안에서 기다리며 의탁해야겠지요. 외딴곳에서 기도하시는 그분 곁에서 함께 기도하고, 그분 손길에 온전히 자신을 내어 맡기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내리시길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