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4월 15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dariaofs 2021. 4. 15. 06:11

오늘 미사의 말씀은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과 땅에서 난 사람의 차이를 보여 주십니다.

"땅에서 난 사람은 땅에 속하고 땅에 속한 것을 말하는데"(요한 3,31)
땅에서 난 사람은 육에 매여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의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육적인 것에 치우쳐 있기에 그에게 아무리 영적인 사정과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한들 먹히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요한 3,34)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 즉 아드님이신 예수님은 오로지 하느님의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 외에는 어떤 말씀도 하지 않으시지요.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곧 하느님의 뜻입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이 하나이시고, 또 아버지께서 주시는 성령께서 아버지와 아드님을 완전히 결속시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참되심을 확증한 것이다."(요한 3,33)
예수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예수님을 보내신 아버지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확증합니다.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진리와 선, 아름다움이 하느님의 반영임을 관상하며, 성삼위 하느님의 참됨에서 눈을 떼지 못하지요.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의 말씀이시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분이십니다.

제1독서는 사람의 뜻과 하느님의 뜻 사이의 식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는 대사제의 지시를 어겼다고 사도들이 다시 끌려가 최고 의회에서 신문을 당합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주눅들지 않고 이렇게 진리로써 응답하지요.

사도들의 응답은 하느님을 믿는 모든 이에게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말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 이들이나 사도들에게만이 아니라, 야훼 하느님을 섬기는 유다인들도 응당 고백해야 하는 진리지요.

성령을 받아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선포하는 사도들은, 아버지와 아드님의 관계를 관상하며 그 안에 함께 머무르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그들이 사람의 말, 육의 관심사, 땅에 속한 것을 말하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존재가 되었음을 알겠습니다.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화답송)
땅에서 태어난 일차적 생명을 넘어서 영으로 새로 태어난 이들, 하늘의 일을 바라보며 추구하는 이들은 하느님께서 담아주신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입은 주님을 향한 찬미와 감사가 끊이지 않지요.

그렇다고 그의 삶이 늘 태평무사하고 승승장구하며, 부귀영화만 누리는 건 아닙니다. 하느님 말씀에 머물러 하늘의 일을 관상하는 이는 세상에서 피해갈 수 없는 거센 고통과 슬픔이 덮쳐도, 그조차도 찬미로 승화하는 영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눈물의 탄식 중에서도 찬미와 감사가 새어나오는 이유는 그의 마음이 이미 하느님의 말씀으로 점령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나의 생각과, 입에서 나가는 말이 주로 어디에 속하는 말인지, 영의 관심사와 육의 관심사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깨어 살피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내 위치가 어디 쯤이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가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진리가 어느 쪽인지 조금 더 선명해질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는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성령께서 하느님과 우리를 결속시켜 주시고 그분 생각을 알게 해 주시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세상의 유혹과 과대포장된 거짓 위안의 허울을 넘어서, 영의 사람, 하느님의 사람으로 발돋움하려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