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5월 3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dariaofs 2021. 5. 3. 12:28

오늘 축일을 지내는 필립보 사도, 야고보 사도가 언급된 미사의 말씀은 성부와 성자,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보여 주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예수님께서 당신이 누구신지 계시하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근원(생명)이시고, 진리(목적)시며, 과정(길)이십니다. 그분이 근원과 목적과 과정이시라면 창조된 존재로서 삶을 꾸려가는 우리에게 가히 "전부"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의 시작부터 그분께 되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 안에 있다는 뜻습니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뵌 것이다."(요한 14,7)
아버지를 뵙고 싶어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당신이 바로 아버지를 반영한다고 이르십니다. 예수님이 바로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아버지를 이 세상에 드러내시는 계시니까요.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안에 존재합니다. 이 신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지요.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삼위 하느님께서 하나이시라는 신비를 반복해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당장 알아듣지 못해도 들음으로써 기억에 남은 이 말씀이 언젠가 그들에게도 이루어질 것이고 그때에는 모두 보고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빵을 많게 하시는 예수님에게서 우리를 먹이시는 하느님을 봅니다. 치유하고 구마하시는 예수님에게서 우리의 평화와 안위를 염려하시고 바로잡아 주시는 하느님을 보지요. 또 용서하시는 예수님에게서 자비의 하느님을 봅니다. 종래에는 십자가의 예수님에게서 목숨을 내던져 죽기까지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과 아버지는 하나십니다.

제1독서는 복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1코린 15,3)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시며 함께할 제자들을 부르셨지요.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 죽음과 부활에서 복음을 듣고 보고 체득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전해 받은 복음을 만나는 이들에게 선포하며 구원으로 초대하였지요.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1코린 15,2)
코린토 신자들을 비롯해서 이천 년 후에까지 전해진 복음은 우리에게 구원을 선사합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우리 존재의 근원이시고 목적이시며 과정이심을 담고 있지요. 생명이시고 진리시며 길이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로 나아갑니다.

예수님을 직접 보고 함께 생활한 제자들과 달리 우리는 전해진 복음과 말씀들을 통해 예수님을 보고 알아갑니다. 그분이 아버지의 말씀이시니까요. 말씀이신 예수님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합니다. 말씀이 가리키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씀에 머무르는 이는 예수님과, 그리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알아가는 과정이 곧 하느님을 반영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알아가는 여정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말씀 안에서 예수님을 바라보고 하느님을 바라보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말씀에 깊이 깊이 머무르다 보면 예수님의 인격이 다가오고 하느님의 마음이 감지됩니다. 우리 능력으로써 가능한 게 아니라, 그토록 말씀을 사랑하는 이에게 그분께서 당신을 드러내 주시는 까닭입니다. 나날이 말씀으로 자라나고 익어가는 벗님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