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7월 13일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dariaofs 2021. 7. 13. 06:07

오늘 미사의 말씀은 우리에게 회개를 촉구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태 11,20)
오늘 호명된 코라진,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은 예수님께서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연민의 사랑을 움직일 만큼 질병과 마귀로 고통 받는 가난한 이들이 많았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그런 도시들과 우등비교된 티로, 시돈, 소돔은 역사 안에 만만치 않은 이력으로 기록된 곳들입니다. 당시 페니키아의 항구 도시인 티로와 시돈은 상업이 활발하여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곳이었지요. 하지만 그만큼 빈부의 격차가 컸고 부자들은 재물을 축적하려 사람을 착취하며 부를 늘려갔습니다. 소돔은 아브라함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의인 열 명이 없어 멸망한 죄의 도시고요. 그렇다면 코라진과 벳사이다와 카파르나움은 왜 이곳들보다 더 큰 벌을 받으리라 질타의 대상이 되었을까요?

성경은 그들이 가장 많은 기적을 체험하고도 믿지 않은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사실 믿음을 거부하는 이들의 유형은 다양합니다. 아무리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 일어나도 스스로의 힘이라 여기는 교만에서, 기적에 놀라기는 하지만 감사에는 둔한 완고함에서, 죄 중에 머무르는것이 너무 익숙해서, 죄를 떨쳐버리기에 스스로가 너무 약하다고 자포자기해서, 이도 저도 아니면 그저 영적 사정에 게으르고 무관심하기 때문에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 그들을 위해 더 많이 마음을 쓰시며 사랑을 베푸신 예수님의 심정이 참 안타까우실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불행을 선언하기까지 하셨을까요...

오늘 제1독서에서는 모세의 출생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공주는 그 아이를 아들로 삼고,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 냈다.' 하면서 그 이름을 모세라 하였다."(탈출 2,10)
사내아이를 물에 던져 죽여 버리라는 파라오의 명령에도 아기는 부모와 누이의 기지로 목숨을 건집니다. 물에서 건져낸 아이 모세는 갈대바다를 건너 새 생명으로 나아간 이스라엘 백성의 운명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세례를 통해 죄에서 해방되어 죽음의 물을 건넌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예표입니다.

"모세는 파라오를 피하여 도망쳐서, 미디안 땅에 자리 잡기로 하였다."(탈출 2,15)
이집트의 왕자로 성장한 모세가 죄를 짓고 도망자의 신세가 됩니다. 동족을 괴롭히던 이집트인을 때려죽인 사건이 들통나면서 벌을 피해 이방 지역으로 도망친 것이지요. 하지만 하느님은 언젠가 그를 그곳에서 끌어 내셔서 당신의 사람으로 만들어가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어떠한 죄도 용서하시고 새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실 수 있는 분이시니까요.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세 고을을 그토록 안타까워하시는 겁니다. 회개는 하느님을 움직입니다. 모든 죄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무거울 뿐, 속량을 위해 바치신 하느님 아들의 목숨보다 가볍디 가볍습니다.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복음 환호송)
회개의 때는 "오늘"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회개는 단 한 번으로 끝나는 일회성 행위가 아니지요. 마음을 기울여 살펴보면 우리 삶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랑의 기적이 담겨 있는지 모를 수 없습니다. 사랑의 인식은 감사로 이어지고 회개를 동반하지요.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보호받은 이들의 외면과 불신은 주님의 마음을 더,더,더 슬프고 안타깝게 만들 겁니다.

사랑하는 벗님! 각자에게 베푸신 주님의 사랑의 기적들을 기억하며 마음을 돌이켜 주님께 돌아가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찾을 때 우리 영혼은 생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아, 하느님을 찾아라.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화답송)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