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11월 27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dariaofs 2021. 11. 27. 06:28

전례력으로 2021년 나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미사의 말씀은 희망을 촉구하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이 그 나라를 이어받아 영원히, 영원무궁히 차지할 것이다."(다니 7,18)
네 짐승의 환시를 보고 정신이 산란해진 다니엘에게 누군가 그 의미를 해석해 줍니다. 앞으로 일어날 네 임금이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네 짐승처럼 하느님 백성을 박해하고 괴롭히겠지만 결국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에게 영원한 승리가 주어지리라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마침내 연로하신 분께서 오셨다. 그리하여 지극히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에게 권리가 되돌려졌다. 이 거룩한 백성이 나라를 차지할 때가 된 것이다."(다니 7,22)
마침내 하느님께서 오시어 당신 백성 가운데 현존하십니다. 이로써 하느님의 백성은 생명과 신앙과 행복의 권리를 되찾게 되지요. "때"가 찬 것입니다.

복음은 우리가 이 구원의 "때"를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들려줍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1,34)
주님께서 오시는 "때"를 맞이하려면 마음을 지키는 일이 참 중요합니다. 우리 전 인격의 중심인 마음은 성령께서 거하시는 내면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욕구와 정념을 무절제하게 남용하며 무질서하게 살아가거나, 세상에 만연한 어둠과 악에 치여 근심 걱정이 들끊는다면 마음의 질서와 균형을 지키기는 참 어렵습니다. 당장의 쾌락이나 안위, 두려움이 마음을 점령해 버리면 하느님이 가려 보이지 않게 되고, 그럴수록 희망은 질식되어 버리니까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은 마음을 거룩히 지킬 줄 아는 이들입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주님의 때를 알아차리고, 오시는 그분 앞에 설 수 있는 힘은 기도에서 나옵니다. 깨어 기도하는 이는 시대의 징표를 읽고, 알 수 없는 하느님의 계획에 함께 마음을 싣습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 만만치 않지요. 어려움과 고통 중에 자신과 가족과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더 힘겹고 버겁게 느껴지는 건 코로나까지 겹쳐서 온 인류가 함께 험난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또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선물로 주셨고, 구원이 지척에 다가왔으니, 이럴 때일수록 마음과 영혼, 육신의 존재적 질서를 회복하고, 자신을 둘러싼 어둠과 고통에 굴복해 무너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이 우리에게 촉구하시듯 희망을 꼭 붙들고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벗님! 지난 한 해 너무너무 수고하셨습니다. 말씀에 대한 갈망과 사랑으로 문을 두드려 주시고, 귀를 기울여 주시고, 그렇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과 사랑으로 저마다의 삶의 자리에서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인 여러분 모두에게 축복을 보냅니다.

*오늘부로 말씀묵상 나눔을 마무리합니다. 대림절 특별한 축복 속에서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침묵 안에서 주님을 더 깊이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는 저를 이해해 주시고 기도중에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씀이신 주님께서 벗님 여러분 한분한분을 더 깊이 만나주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타반 오상선 바오로 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