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Sacramentum Eucharistiae)와 성찬례(Liturgia Eucharistica)의 비교 – (1)
미사는 시작예절과 말씀의 전례 그리고 성찬례와 마침예식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그 중에 성찬례는 예물준비, 감사기도, 영성체로 이루어 있다. 반면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세례, 견진, 성체성사)를 완결 짓는 성사로서 그리스도교 생활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을 이룬다.
사실 전례는 보여지는 것을 설명해야 하며, 설명되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빵을 쪼개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이는 내 몸이다”, 포도주 잔을 건네시며 “이는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과 나누어 먹고 마셨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체성사”이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이 성체성사를 사도들이 재현한 것이 “성찬례”라고 할 수 있다.
<1. 성체성사와 성찬례의 역사적 배경>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함께 수난 전날 밤에 거행한 최후의 만찬과 관련되며, 예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면서 예수를 기념했던 초기교회의 식사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명백하게 성서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성사와는 달리 초기 교회 때부터 성사로 인정을 받았다.
미사 중에 거행되는 성체성사는 축성된 빵과 포도주의 외적인 형태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빵과 포도주의 실체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인 성체와 성혈로 변한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다(DS 1652).
반면 성찬례는 사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한 최후의 만찬예식을 재현하는 장면에서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급하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이르자, 제자들에게 사랑의 표를 남겨주길 원하신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하고자 당신의 죽음과 부활의 기념으로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고,
사도들을 신약의 새로운 사제들로 임명하시여(DS 1740) 당신 다시 오실 때까지 이를 지속하라고 명하셨다.
<2. 성체성사와 성찬례의 의미>
성체성사는 축성된 빵과 포도주 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실제로 머물러 계시며 이를 신자들이 받아 모시는 성사(Sacrmentum)이다.
빵과 포도주의 실체는 성찬례 때 사제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통해(성령의 도우심으로) 축성되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그리고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제정하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효과적인 표징이며, 이 표징을 통해서 하느님의 은총이 인간들에게 전달된다.
또한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기념제이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현존의 성사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당신의 몸과 피를 통해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라고 세우신 성사(Sacramentum)이다.
사실 성체성사는 성사적이고 상징적 형태의 식사로 이 성찬의 주인공은 부활하신 구세주 그리스도이시며, 당신이 그들 가운데 현존하시어 수난과 영광의 파스카 신비에 참여케 하시는 것이다.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제정하신 것으로 성체성사의 뿌리는 계시역사의 전체이다.1)
성체성사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성사라면 성찬례는 교회가 성체성사를 효과적으로 거행하기 위해 만든 전례예식이다.
사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다는 말에는 오류가 없으나(DS 1601) 성찬례를 제정하셨다는 말을 오류를 담고 있다.
왜냐하면 성체성사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신 새 파스카신비를 기념(Anamnesis)하는 성사라면, 성찬례는 그 신비를 초대교회로부터 거행되어 이어 내려온 교회의 감사 기도양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찬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을 기억하고 재현함으로써 구원의 효과가 미사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현실화 되고 체험됨을 보여준다.2)
즉 성찬례는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바를 계속해서 교회의 전례(Liturgia) 안에서 현재화되고, 그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는 교회의 전례를 말한다.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통하여 부름 받고 집합된 “제자들의 공동체”이었다.
이들은 예루살렘교회를 창립하면서 매주 한번 모여 함께 나눈 공동체의 식사를 “주님의 만찬(Eucharistae)”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며, 전례적인 의미로써 “성찬례”를 만든 것이다.3)
즉 하나는 성사(Sacramentum)이며, 또 다른 것은 전례(Liturgia)이다.
성체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 목요일에 제정하신 “성사”이다.
즉 빵과 포도주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는(성변화) 그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 주시고, 몸소 다가오시기 위해 제정하신 성사이다.
하지만 성찬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성 목요일에 있었던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만든 전례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신자 공동체가 성부께 드리는 공적 경신 예배이며 전례는 교회가, 성부께 드리는 공적예배로, 합법적인 성직자가, 인준된 전례서를 통해 거행되는 것을 말한다.4)
1) 참조, 케난 오스본-김광식 옮김, 성사신학, 분도출판사, 1993, 83-101.
2) 참조, 조학균, 미사이야기, 대전가톨릭대학교, 2012, 70.
3) 참조, 정일, 예수 그리스도와 성체성사, 가톨릭신학, 2004, 194.
4) 참조, 김재철, “전례”, 한국가톨릭대사전 10권, 7403-7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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