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5,1-12ㄴ)
<희망>
예수님께서 늦기 전에 회개하라고 가르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루카 12,57-59)."
이 말씀이 최후의 심판에 관한 말씀이라면, 이 말씀은
"다음 기회란 없으니 심판을 받기 전에 서둘러서 회개하여라."
라는 가르침입니다.
이 경우에는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은,
"못 나온다."를 강하게 강조하는 표현이 됩니다.
최후의 심판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마지막 한 닢을 갚을 기회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이 아닌 '사심판'을 말씀하신 것이라면,
'연옥'을 암시하는 말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씀을
'마지막 한 닢까지 갚으면 거기에서 나올 것이다.'
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옥의 영혼이 마지막 한 닢까지 갚는 일은 '보속'입니다.
보속을 마치면 연옥에서 나와서 천국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연옥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은
그 보속 기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옥은 희망이 남아 있는 곳이고,
'위령의 날'은 '희망의 날'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희망의 주님'이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는(마태 12,20)"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은 살아 있는 사람들만의 주님이 아니고,
죽은 사람들에게도 주님이신 분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주시는 희망은
죽은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고 믿을 수 있습니다.
연옥은 부러진 갈대를 재생시키는 곳이고,
연기 나는 심지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곳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는
그들이 스스로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는 기도이기도 합니다.
성경에 연옥에 관한 내용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연옥'이라는 용어는 없어도,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를 직접 언급한 내용이 마카베오기에 있습니다.
유다 마카베오는 전사한 군인들의 옷 속에서 우상들의 패가 발견되자
그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주님께 간청했고,
속죄 제물을 바쳤습니다(2마카 12,38-45).
이 내용에는 내세(하늘나라)와 부활에 대한 믿음,
사람이 죽으면 심판을 받게 된다는 믿음,
죄 속에서 죽은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고 대신 속죄한다면
그 사람의 영혼이 구원을 받게 된다는 믿음 등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믿음'이라는 말을 모두 '희망'으로 바꿔서 표현해도 됩니다.
우리는 '삶'이 고통으로 가득하고 희망은 안 보일 때
"사는 것이 지옥 같다."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지옥은 희망이 없는 곳, 모든 희망을 빼앗긴 곳입니다.
천국은 희망이 완전히 이루어져서 더 바랄 것이 없는 곳입니다.
연옥은 희망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희망'이란 우리가 노력해서 도달해야 할 덕(德)입니다.
믿음은 믿으려고 노력하는 것, 사랑은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
희망은 희망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희망에는 사람을 일으켜 세워서 계속 걸어가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작은 빛 하나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방에 갇혀 있어도
어딘가에 출구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그 출구를 찾는 노력이 희망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을 때에나 죽은 다음에나 주님은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우리를 살리시는 분이라고 믿고, 생명을 향해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신앙인의 희망입니다.
그런 점에서 '위령의 날'은
아직 살아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연옥 영혼에게 희망이 남아 있음을 믿는다면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아직 천국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희망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연옥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생살이가 아무리 힘들어도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자기 인생을 지옥으로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희망하면서 노력해야 합니다.
희망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3년 11월 4일 다해 연중 제31주간 월요일(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0) | 2013.11.04 |
|---|---|
| 2013년 11월 3일 다해 연중 제31주일 (0) | 2013.11.03 |
| 2013년 11월 1일 다해 모든 성인 대축일 (0) | 2013.11.01 |
| 2013년 10월 28일 다해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0) | 2013.10.28 |
| 2013년 10월 27일 다해 연중 제30주일 (0) | 2013.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