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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로쉬 하샤나 - 하느님과 함께 하는 설날

dariaofs 2012. 8. 20. 01:14

 

                                                                                          

 

 

 

<유대인의 축제>

 

하느님과 함께 하는 설날, '로쉬 하샤나'

 

인간의 삶은 어떤 의미에서 마무리 작업과 새로운 시작의 계속이라고 할 수 있다.

한 해를 끝내고 새로운 해를 맞는 '설날'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흐름 속에서

과연 우리가 어느 시점에 서 있고 이제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설날'은 그런 의미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명절로 되어 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도 역시 '설날'은 가장 중요한 축제 중의 하나이다.

그들의 '설날'축제가 지니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강조하고 재확인한다는 점이다.

 

다른 이스라엘 축제를 통해서도 드러나듯이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생활의 리듬 속에서 야 훼의 함께 하심을 기억하며 그 분의 자리를 마련했다.

'나팔 축일' 혹은 '설날'로 불리워지는 '로쉬 하샤나(Rosh Ha-Shanah)는

그 한 좋은 예로서 이스라엘의 가장 기본적인 신앙의 모습을 보여주는 축제이다.

 

로쉬 하샤나는 이스라엘력으로 칠월의 첫날로서 이스라엘의 새해 축일 곧 설날이다.

레위 23장 에 보면 "칠월 초하룻날 너희는 쉬어야 한다. 나팔을 불어 거룩한 모임을 알려야 한다.

나팔을 불어 거룩한 모임을 알려야 한다.

 

너희는 모든 생업에서 손을 떼고 야훼께 제물을 살라 바쳐야 한다"라고

야훼께서 모세에게 이스라엘의 새해맞이 준비에 대해 명령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부 분이 로쉬 하샤나에 관한 가장 자세한 성서 기록이라고 할 정도로 이 축제는 성서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사실은 유다인들을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게 했던 삶의 원동력인 교리나 관습이 대부분 구전으로 전승되었다는 점이다.

안식일의 여러 가지 법규에서처럼 로쉬 하샤냐에서도 이 점은 마찬가지이다.

 

구전에 의하면 로쉬 하샤나는 첫째, 하느님의 창조를 기념하는 날이고,

둘째 1년간의 여러 가지 공과에 대해 하느님께 심판을 받는 날이며

셋째, 이스라엘과 하느님의 유대를 재확인하는 날 이다.

 

즉 로쉬 하샤나에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한 우주의 왕임을 기억하며,

선택받은 민족으로서의 자신의 의무와 성조들의 신앙을 통해 다져진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 이스라엘은 하느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다.

 

탈무드 전승은 하느님께서 로쉬 하샤나에 3권의 책을 펴서

의인, 악인, 그리고 의인도 악인도 아닌 사람의 이름을 구분해서 기입한다고 전한다.

세 번째 그룹의 심판은 속죄의 날까지 연기되며, 심판의 결과에 따라 이스라엘의 새해 운명이 결정된다고 한다.

 

즉 개개인의 공과에 따라 개인의 운명 및 그가 속한 공동체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심판 개념이 타당한지 아닌지를 따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스라엘이 그들의 생활 안에 철저하게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로쉬 하샤나가 이스라엘에게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그 날을 맞기 위해 한 달간 준비를 한다. 로쉬 하샤나 바로 전날에는 목욕과 이발을 하고 샵밭 옷을 입는다.

그리고 회당에 모여 자신들이 일 년간 했던 지키지 못한 맹세가 무효임을 선언하는 예식을 거행한다.

헛된 맹세는 심판 때 중죄가 되기 때문이다.

 

로쉬 하샤나는 이렇게 엄숙한 심판의 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잔칫날이다.

그 즐거움은 하느님이 여전히 자신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계신다는 신뢰 때문이다.

로쉬 하샤나 당일의 의식 자체는 다른 축제 때와 비슷하다. 주제에 맞는 기도를 바치고 성서를 봉독한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나팔(쇼파르, shofar)을 부는 예식이다.

 

나팔로는 아브라함의 이사악 제헌을 상기하는 의미로 주로 양의 뿔 나팔이 사용된다.

소의 뿔은 이스라엘의 우상이었던 금송아지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사용되지 않는다.

뿔은 약간 굽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의지를 굽혀야 함을 상징하기 위해서이다.

 

나팔이 가장 중요한 로쉬 하샤나의 상징인 까닭에 나팔소리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그 중에서 가온(S,Gaon. 기원후 892-942년)이 설명한 다음 열 가지 의미가 가장 널리 인정되고 있다.

 

1 로쉬 하샤나는 하느님의 창조와 통치를 기념하는 날이다.

그리고 나팔 소리는 하느님의 왕권 을 선포하는 소리다.

 

2 로쉬 하샤나는 곧 뒤따라 올 열흘 간의 속죄의 날을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 서 나팔소리는 참회를 요구하는 소리다.

 

3 나팔 소리는 또한 뿔 나팔 소리와 함께 이루어졌던 시나이 계시를 상기시킨다.

 

4 나팔 소리는 인간을 일깨우는 예언자의 목소리와도 비교될 수 있다.

 

5 나팔 소리는 창칼이 부딪치는 전쟁터의 소리이기도 하다.

즉 이스라엘에게 예루살렘 함락 및 성전 파괴를 기억하여 속히 민족의 영광을 되찾도록 기도할 것을 촉구하는 소리이다.

 

6 나팔은 아브라함이 이사악 대신 제헌한 양의 상징이다.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아브라함은 자 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제헌하기로 결정했고,

이사악 역시 자신이 제물임을 알고도 하느님의 의 (義)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러한 성조들의 행위는 바로 이스라엘 공동체의 공로가 되어 매년 그 들이 심판받을 때 도움을 준다.

 

7 나팔 소리는 두려워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8 나팔 소리는 최종 심판 일이 가까이 왔음을 일깨워 준다.

 

9 이스라엘의 유배 생활의 종식을 알린다.

 

10 나팔 소리는 또한 미래에 있을 부활을 알리는 소리이다.

이상 열거한 로쉬 하샤나 나팔 소리의 열 가지 의미는 단순한 나팔 소리의 의미를 넘어서서

로쉬 하샤나의 중요성, 그리고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을 이스라엘이 어떻게 보내는지를 알려 준다.

 

빠스카나 오순절 등의 축제가

과거에 하느님이 이스라엘을 도왔던 놀라운 사건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것이라면,

로쉬 하샤나는 이스라엘이 스스로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하느님과의 관계를 반성하는 축제라고 볼 수 있다.

 

심판이라는 의미를 통해서 자신들이 얼마나 부당하고 부족한 존재인가를 깨닫고

그분께 다다르기 위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시간 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느님이 자신들의 창조주임을 재확인하며

이 난이 얼마나 하느님께 의존되어 있는 존재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하느님과 화해하며 곧 뒤이어 있을 열흘간의 속죄의 날을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