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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얌 키퍼 1 - 속죄의 날

dariaofs 2012. 8. 22. 00:54

 

 

 

 

 

<유대인의 축제>

 

속죄의 날, '얌 키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부활은 가장 커다란 축제이다.

그리고 그 부활을 참으로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매년 자신을 가다듬는 긴 시간을 가진다.

 

사순절이 바로 그 기간이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갈" 존재임을, 그리고 자신의 처절한 한계를 하느님 앞에 고백하며 엎드려 회개하는 것이 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화해하며 부활에로 나아간다.

이스라엘에게도 위의 사순절과 거의 같은 의미를 지니는 축제가 있다. '얌 키퍼(Yom Kipper)- 속죄의 날'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축제 중 가장 엄숙한 날이다.

얌 키퍼 자체는 하루이지만 그 날을 보내기 위해 설날(로쉬 하샤나)로부터 열흘간 준비기간을 가진다.

얌 키퍼는 이스라엘력으로 칠월 십일인데

칠월 일일인 로쉬 하샤나로부터 얌 키퍼까지의 열흘 동안을 [10일간의 참회 기 간](Ten Days f Penitence)라고 부른다.

 

1. 얌 키퍼의 유래와 정신

레위 23,26-32에는 '죄 벗는 날'의 규정이 나온다.

이에 따르면 죄 벗는 날은 안식일 중의 안식일로서 단식과 속죄의 제사 및 예식을 거행해야 하는 날로 규정되어 있다.

이 날은 이스라엘이 모든 축제 중 가장 엄숙한 날이며

이스라엘이 개인으로서나 국가적으로 죄를 씻고 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다.

 

얌 키퍼의 유래는 이스라엘의 금송아지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저질렀던 우상 숭배를 회개하며 모세가 전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두 번째 십계판을 갖고 내려오는데 그 날이 바로 첫 번째 얌 키퍼이다.

 

그 이후 이 날은 대대로 죄지은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용서를 받는 날로 기념되어 왔다.

인간이 이미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유다이즘의 근본이 되는 믿음이다.

인간은 다이나믹한 존재로서 선을 행할 수도 있고 악을 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악을 저질렀다고 해도 '속죄'를 통해 원래의 깨끗한 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유다인들은 또한 인생을 일종의 사다리와 같은 것으로 본다.

 

인간은 그 사다리를 오를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즉 인간이 처해 있는 그 어떤 상태도 결코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인간은 선과 악을 끊임없이 오가며 그에 따라 그의 영혼도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것이다.

속죄의 날, 얌 키퍼는 이러한 유다인들 의 생각에 한 차원을 더해 준다.

인간이 아무리 죄에 깊이 빠져있을지라도 그는 자신을 다시 위로 올릴 수 있다는 유다인들의 믿음을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다른 종교에 '속죄'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유다교의 독특한 특징은 속죄를 위한 특별한 날을 지정하고 그 날을 안식일 중의 안식일로 불렀다는 점이다.

얌 키퍼에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창조, 특히 인간 창조를 기억한다.

 

인간 창조는 하느님의 창조행위의 절정이다.

다른 모든 것들이 최후에 만들어진 인간을 위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귀한 존재인 자신들의 위치를 기억하며 이스라엘은 속죄를 통해 새로이 창조된다.

죄를 용서받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개'이다.

 

회개의 중요성은 성서 전반에 걸쳐 자주 강조되며, 회개는 예언문학의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

요나서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하느님이 인간의 회개를 받아들이신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회개의 가능성은 인간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나 열려져 있다.

성서는 반복해서 아무리 악인 중의 악인이 라도

그가 죄에서 완전히 돌아서기만 한다면 하느님은 결코 그를 버리시지 않는다고 전한다.

 

진정한 의미의 회개는 다음의 세 가지 단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1) 과거에 대한 통회

2) 앞으로 다시는 그 죄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 그리고

3) 고백이다.

 

유다의 현자들은 진정한 회개의 요소를 이렇게

세 가지로 설명함과 동시에 어떤 사람이 회개하기 전과 거의 비슷한 죄의 상황 속 에 놓였을 때

자신의 회개를 절실히 기억하여 다시는 그 일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얌 키퍼를 지내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절차의 통회와 고백을 행하는데,

공적인 죄나 다른 사람들에게 지은 죄는 공적으로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죄는 하느님 앞에서 개별적으로 고백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옛 현인들은 회개를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하였다.

 

첫째는 고통을 통한 회개이고

둘째는 두려움으로 인한 회개,

그리고 셋째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회개이다.

그들은 세 번째 종류의 회개를 가장 값진 회개로 여겼다.

 회개는 죄를 씻게 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의 영혼을 오히려 한층 더 높여 준다.

이스라엘은 한 번도 죄짓지 않은 성인보다 회개하는 죄인을 더 높이 여겼다.

 

죄를 통해서, 그리고 그 죄의 아픔과 그에 대한 절절한 후회와

참회를 통해 고양되는 영혼의 깊이를 그러한 겸험이 없는 성인은 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전혀 죄짓 지 않은 사람은 인간 실존의 또 하나의 깊은 차원을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것은 마치 어둠을 모르기에 빛이 얼마나 밝은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과 같다.

어둠의 상처를 모르는 사람은 빛의 고마움을 결코 알지 못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죄에 대한 후회와 회개는 인간으로 하여금 하느님을 더 깊이 알게 하며 그것을 통해 속죄 받게 하는 것이다.

 

얌 키퍼는 이처럼 자신의 양심과 싸움을 벌여야 하는 날인 까닭에 모든 이스라엘인들에게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이다.

그러면서 또 한편 이 날은 국가 전체의 차원에서 보아도 아주 의미 있는 날이다.

왜냐하면 얌 키퍼에 개인의 죄가 씻겨 질 뿐 아니라 전 민족의 죄, 그리고 국가의 죄가 씻겨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날 대사제는 성전에서 이스라엘 전 민족을 대표해서 속죄의 제사를 거행한다.

오늘날에도 얌 키퍼에 바쳐지고 있는 고백의 기도는 이런 이유에서 '우리'라는 복수형 주어로 되어 있다.

얌 키퍼는 이처럼 이스라엘이 회개를 통해 죄를 씻고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날이다.

 

그러므로 통회와 금욕에도 불구하고 결코 슬픈 날이 아니다.

그 분위기는 엄숙하지만 그 엄숙함은 이제 죄를 용서받는다는 확신에 가득찬 기쁨을 전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