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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재성지가 오는 8월 정약종ㆍ철상 부자 시복을 계기로 성가정 성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진은 성지 내 순교자현양탑을 향해 무릎기도를 바치는 신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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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특하게도 성전 당호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써서 토마스 사도와 달리 보지 않고 믿은 박해시대 조선교회 신앙선조들의 신앙을 기리는 현판을 내건 마재성지 도마성전. 사진제공=의정부교구 마재성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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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약종(가운데)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정하상·철상·정혜, 유조이 등이 가정기도를 바치고 있다. 정약종과 정철상이 38년 앞서 순교했기에 상상의 조형작품이다. 오세택 기자 |
‘말도 쉬어간다’는 경기 남양주시 마재. 조선 후기 대석학이자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요한, 1762~1836)의 생가 여유당에서 불과 500m밖에 떨어지지 않는 의정부교구 마재성지(주임 최민호 신부)가 ‘성가정 성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국교회 신앙의 요람
오는 8월 정약종(아우구스티노, 1760~ 1801)ㆍ철상(가롤로, ?~1801) 부자가 시복을 앞둔 데다가 이미 30년 전인 1984년엔 부인 유조이(체칠리아, 1761~1839), 둘째 아들 정하상(바오로, 1795~1839), 막내딸 정정혜(엘리사벳, 1797~1839)가 시성됐기에 가족 모두가 시복시성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마재는 특히 정약현(1751~1821)ㆍ약전(1758~1816)ㆍ약종ㆍ약용으로 이어진 나주 정씨 4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킨 정약종이 중형 정약전을 통해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를 접하고 신앙을 받아들인 터전인 데다 정약종 일가 중 정하상ㆍ정혜 남매의 탄생지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 신앙의 요람이기도 하다.
정약종은 오랜 교리 연구를 바탕으로 누구나 천주교를 이해하기 쉽도록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主敎要旨)를 두 권으로 집필했으며, 1799년 초에는 오는 8월 함께 시복될 주문모(야고보, 1752~1801) 신부가 설립한 평신도 단체이자 교리교사들의 모임인 명도회 초대 회장에 임명돼 신앙 공동체의 유지와 교리교육, 전교 등에 힘쓰기도 했다.
아버지 정약종에게서 교리를 배워 입교한 정철상 또한 포천의 유명한 신자인 홍교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 1738~1801)의 딸을 아내로 맞아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다가 순교했다. 다 아버지의 모범 덕이었다.
성가정에서 아버지 역할
이에 따라 마재성지는 ‘성가정 성지’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역사상 유례가 드문 일가족 순교와 시복시성의 영광을 안게 된 정약종 일가를 본받아 이 땅에서 성가정을 미리 앞당겨 살아가도록 하기 위한 ‘성가정 은총의 3단계 신심’운동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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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는 ‘성가정 은총의 십자가 기도’로, 날마다 오전 11시 성지 도마(토마스)성전에서 성가정 은총의 십자가를 들고 미사를 봉헌한 뒤 그 기도 지향을 십자가에 꽂도록 하는 기도 운동이다.
2단계는 ‘성가정 은총의 길’로, 성지 순교현양탑까지 약 20m 거리를 두 무릎으로 기면서 성모님과 함께 순교자들의 전구를 청하는 ‘무릎 기도’다. 3단계는 ‘성가정 은총의 십자가의 길’로, 성지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 14처를 돌면서 기도를 바치고,
특히 마음에 와 닿는 기도처가 생기면 가족을 위한 기도를 바친 뒤 하느님께 드리는 가족 편지를 각 처에 마련한 우편함에 넣는 은총의 기도 길이다.
마재성지 측은 특히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부터 성지 내 도마성전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미사를 성가정의 아버지들을 위한 미사로 봉헌해오고 있다.
성가정의 시작 요셉 성인은 정약종과 같이 아버지였으며, 아버지가 바로 서지 않으면 성가정이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오는 8월에 정약종ㆍ철상 부자가 시복되면 성지를 둘러싼 뒷산 한복판에 두 복자의 성상을 세우고 그 뒤에는 성가정 부조상(浮彫像)을 조성, ‘성가정 동산’을 꾸민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747번길 16구(능내리 27-1)에 있는 실학박물관과 여유당 등 다산 유적지 앞에 확보한 495.87㎡(150평) 크기 부지에 ‘정약종 기념관 및 교회사연구소’를 세워 성가정 운동을 꾸준히 펼친다는 복안도 세워 놓고 있다. 후원 문의 : 031-576-5412
정약종 형제들의 자취 따라
마재성지는 성지순례뿐 아니라 다산의 유적지를 찾아가는 마재마을 답사도 함께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다산 고향 집을 가로지르는 초천(소천)과 철마산, 다산이 자라고 공부했던 여유당, 열수(한강)에 다산과 정약종 형제들의 자취가 배 있어서다. 팔당호를 배경으로 강변을 따라 걷는 산책길과 팔당호 조망대, 정자, 넓은 연꽃밭 등은 덤이다.
최민호 신부는 “아버지로서 정약종의 모범은 ‘흔들림 없는’ 신앙이었던 만큼 순교를 통해 보여준 아버지의 굳은 신앙을 순례자들이 본받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교육의 시작과 모범은 아버지인 만큼 정약종을 중심으로 성가정을 이룬 마재성지를 앞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성가정 운동의 메카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약종이 순교한 뒤에는 어머니인 유조이 체칠리아 성인의 훈육이 정하상과 정정혜 두 성인을 길러낸 원동력이 되는데 결과론적으로 성가정이 된 것은 아버지의 굳은 신앙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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