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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봉사 정신으로 인재를 양성해온 대구가톨릭대(총장 홍철)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1914년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시작으로 사제양성의 중추 역할과 함께 영남 지역 여성교육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대구가톨릭대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100주년 기념사업 등을 알아본다.
사랑과 봉사의 배움터
“그 누구도 깊이 새기지 않고 공부만 한다든가, 열의는 없으면서 묵상만 한다든가, 감탄이 없는 탐구만 한다든가, 기쁨을 느끼지 못한 채 계명만 지킨다든가, 신심은 없으면서 활동만 한다든가, 사랑을 갖추지 못한 채 지식만 갖춘다든가,
겸손을 갖추지 못한 채 지성만 갖춘다든가,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지 않은 채 공부만 한다든가, 하느님께서 지혜를 불어넣어 주시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기 자신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든가 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현대의 사제양성」 53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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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대구가톨릭대 전경. |
1992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사제양성에 대해 발표한 교황 권고이지만, 성 유스티노 신학교를 모태로 사랑과 봉사의 일꾼을 양성해온 대구가톨릭대의 교육지침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1914년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에 들어와 있던 파리외방선교회가 사제양성을 목표로 성 유스티노 신학교(초대 이사장 안세화 주교)를 세운 것이 대구가톨릭대의 모태다.
이어 1952년에 효성여자초급대학이 설립됐고, 이듬해엔 4년제 효성여자대학으로 승격됐다. 여성에게 교육 기회가 적었던 사회 분위기에서 효성여자대학은 영남권 여성교육의 선구자로 명성이 높았다. 효성여자대학은 1980년 6개의 단과대학을 둔 종합대학으로 승격해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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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1년 효성여자대학의 약학과 수업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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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인 성 유스티노 신학교 모습. 사진제공=대구가톨릭대 홍보실 |
한편 정원 50명으로 문을 연 성 유스티노 신학교는 1945년 일제 강압으로 강제 폐교를 당했고, 1982년 선목신학대학으로 재개교했다.
1985년 선목신학대학은 대구가톨릭대로 교명을 변경했고, 대구대교구는 1994년 효성여자대학과 대구가톨릭대를 대구효성가톨릭대로 통합했다.
2000년 대구효성가톨릭대는 다시 대구가톨릭대로 교명을 변경해 종합대학으로서 지평을 넓혔다. 1990년에는 의과대학을 신설, 종합대학으로 교육기반을 갖췄다.
현재 대구가톨릭대는 루가ㆍ효성ㆍ유스티노캠퍼스 등 3개 교정을 두고 있으며, 총 14개의 단과대학과 64개 학과에서 1만 3000여 명이 재학하고 있다.
지금까지 8만 7000여 명의 졸업생과 599명의 성직자를 배출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1933년 성 유스티노 신학교 예비과에 입학해 2년 과정을 마쳤으며, 안중근(토마스) 의사의 장녀 안현생(데레사) 여사가 1953년부터 3년간 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사제 양성 및 영남권 여성 교육의 요람이었던 대구가톨릭대는 사랑과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을 뿌리로, 대구ㆍ경북 지역을 토양으로 삼아 새롭게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인성교육은 대구가톨릭대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성교육 산실, 지역과 함께해
대학은 글로벌 비지니스, 바이오 메디, 문화 예술 분야와 융합해 지역의 특화 산업과 연계된 인재를 길러낸다는 방침이다.
교육 중심 대학으로서 인성과 창의성과 공동체성을 갖춘,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 학교의 새로운 비전이다.
대구가톨릭대는 100주년을 뜻있게 맞이하기 위해 지난해에 기념사업단을 구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해왔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교직원과 동문을 대상으로 ‘소통과 화합의 밤’ 행사를 열어 학교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개교 100주년 기념 광장도 조성하고, 100주년 자료와 예술작품을 전시할 ‘100주년 기념관’도 개관한다. 조형물과 분수, 야외무대 등으로 꾸며지는 100주년 기념 광장은 구성원들을 위한 친교의 장으로 사용한다.
개교 100주년 기념미사는 15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하양읍 효성캠퍼스 대강당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다. 이어 오후 3시부터 100주년 기념관 및 기념광장 축복식이 열린다. 성 유스티노 신학교 100주년 기념미사는 30일에 열린다.
지난 4월 26일에 개최하기로 한 100주년 기념 음악회는 세월호 참사로 올 가을로 연기했으며, 대구가톨릭대 100년사 출판기념식은 6월 24일에 개최한다.
이지혜 기자
홍철 총장 인터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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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는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된, 안전의 문제를 넘어선 기성세대의 도덕ㆍ인성의 문제입니다. 못 먹고 못 살던 시절에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살아온 기성세대가 경각심을 느끼고 반성해야 합니다.”
5월 축제로 들떠 있어야 할 경북 경산시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는 차분했다. 개교 100주년(15일)을 앞둔 4월 30일 총장실에서 만난 홍철(아우구스티노) 총장은 침통하게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세월호 참사로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폭 취소, 연기했다.
“새로운 100년을 맞는 대구가톨릭대는 시대 상황에 맞게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인재를 한국사회에 내놓을 것입니다. 가톨릭대로서 모든 교육은 사랑과 봉사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홍 총장은 “무엇보다 더불어 사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하며 “대구ㆍ경북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성ㆍ창의성ㆍ공동체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총장은 요즘 홍보실 직원들과 매달 한 번씩 정문에 나가 학생들을 맞이한다. 일명 ‘안녕하세요’ 캠페인.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에는 총장이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초콜릿을 나눠줬고, 부활절에는 부활달걀을 건넸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요. 지금은 학생들이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저녁 늦게 나가면 학생들이 ‘총장님, 맥주 한잔 해요’ 하고 말을 걸어와요. 서로 웃으며 인사할 줄 아는 사람을 키워내는 것, 작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관행과 의식을 바꾸는 것이 인성 교육이지요.”
대구가톨릭대는 차별화된 인성 교육을 위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인성 캠프’를 실시한다. 입학식을 한 주 앞당겨 4박 5일 동안 인성 캠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어떤 가치를 지니고 대학 생활을 해 나갈 것인지 등을 고민한다.
홍 총장은 “21세기 한국 사회는 빈부격차,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격차, 세대 간 격차 등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며 “전문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불어 살 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총장은 “100년 역사는 학교의 자랑이지만 동시에 지역 사회의 자랑”이라며 지난 100년이 통합의 역사인 만큼 크고 작은 갈등도 있었지만 “지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100년 대학’으로 성장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이어 “새로운 100년은 ‘함께하는 사람, 함께하는 교육, 함께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으로 출발한다”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책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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