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9월 29일 가해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dariaofs 2014. 9. 29. 01:00

 

 

성 미카엘

 대천사는 교회가 전례에서 공경하는 세 분의 천사(가브리엘, 라파엘, 미카엘) 중 한 분이다. 그는 구약성서에서도 2번이나 나타났고(다니 10,13 이하; 12,1), 신약성서에서도 두 번 언급되었다(유다 1,9; 묵시 12,7-9). 이 천사는 외경에서 더 많이 등장하는데 주로 천상 군대의 장수, 악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보호자, 특히 임종자들의 수호자로 나타난다.

미카엘 대천사 공경은 처음에 프리지아(Phrygia, 고대 소아시아 중서부 지역)에서 발단되어 서방교회로 확산되었고, 교황 젤라시오의 재임기간(492-496년)에 북이탈리아의 가르가누스 산에 발현하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의 발현 지점에는 기념 성당이 건립되었다.

흔히 미카엘 천사는 악랄한 용과 싸우는 칼로 표현되며, 성 미카엘 대천사 축일(9월 29일)은 로마(Roma)의 살레리아노가에 세워진 미카엘 대성당 봉헌 기념일이고, 1970년에는 그의 축일이 가브리엘과 라파엘의 축일과 합쳐진 것이다.

 

성 가브리엘

대천사는 다니엘(Daniel)이 본 환시와 예언을 설명해 준 대천사이며(다니엘 8,16-26), 즈가리야(Zacharias)에게 세례자 요한(Joannes Baptistae)의 출생을 예고하였고(루가 1,11-21), 그리스도의 탄생을 마리아(Maria)에게 알린 하느님의 사자이다(루가 1,26-38).

 

성 라파엘

주님 앞에 서 있는(토빗기 12,12. 15) 일곱 대천사 중의 한분인 라파엘 대천사는 토비야와 사라를 위하여 하느님에 의하여 파견되었다. 히브리말로 라파엘은 '하느님이 치유하신다.'라는 뜻이고, 이 땅을 '치유하는' 천사로 알려져 있다.

 

요한 복음 5장 4절을 보면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출렁거리게 하였는데, 물이 출렁거린 다음 맨 먼저 못에 내려가는 이는 무슨 질병에 걸렸더라도 건강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하는데, 이 구절에 등장하는 주님의 천사가 라파엘 대천사이다. 라파엘 대천사는 맹인의 수호천사이다

 

강론   :   (요한 1,47-51)

 

<천사의 일>

 

마귀들은 사람들을 늘 괴롭히거나 유혹하는 존재이고,

천사들은 마귀들의 반대쪽에서 항상 사람들을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복음서를 보면 마귀들이 등장하는 일은 많은데,

천사들이 등장하는 일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사람들 쪽에서

평소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는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존재는

더 많이 의식하게 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사람들이 마귀의 영향력에 더 많이 사로잡혀 있고,

천사를 통해서 도움을 주시는

하느님에게서는 멀어져 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탄의 유혹을 받으신 이야기를 보면,

그 장면에 사탄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천사도 등장하고 있고,

천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또한 들짐승들과 함께 지내셨는데

천사들이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르 1,13)."

"... 그러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 그분의 시중을 들었다(마태 4,11)."

 

마르코복음은 사탄의 유혹과 천사의 시중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처럼 표현하고 있고,

마태오복음은 악마가 떠난 다음에 천사들이 온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사탄은(악마는) 예수님을 유혹했고,

천사는 시중을 들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사탄이 유혹할 때, 그때 천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유혹하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을까?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고,

사탄과 맞서고 있는 예수님을 도와드리기 위해서

뭔가를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든 예수님은 천사의 도움이 없어도

당신의 권위와 권능으로 사탄을 물리칠 수 있는 분이지만,

우리는 천사가 우리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천사가 우리를 위해서 직접 사탄과 싸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천사는 우리가 할 일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천사가 옆에서 우리를 도와 줄 때

그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가 할 일입니다.

그래서 천사의 도움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유혹에 빠져버린다면

그것은 우리 책임입니다.

사탄이 우리를 유혹할 때 그 유혹을 물리치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예외적으로 천사가 직접 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예가 베드로 사도가 감옥에 갇혔을 때의 일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쇠사슬에 묶인 채 두 군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문 앞에서는 파수병들이 감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사도 12,6).

그때 천사가 나타나서 베드로 사도를 깨웠고, 쇠사슬을 풀었고,

그에게 "나를 따라라." 라고 하면서 앞장섰고,

감옥 문을 모두 열면서 그를 감옥 밖으로 데리고 나갔습니다(사도 12,7-10).

베드로 사도는 "그 일이 실제인 줄 모르고 환시를 보는 것이려니"

생각했다가(사도 12,9), 천사가 사라진 다음에야 비로소

그게 실제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사도 12,11).

 

그 일은 베드로 사도의 탈옥을 천사가 도와준 일이 아니라,

천사가 와서 직접 그를 탈옥시킨 일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탈옥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아주 예외적인 일이고,

대부분의 경우에 천사는 사람들이 하는 일을 도와줄 뿐이고,

일은 우리가 직접 해야 합니다.

 

천사의 도움을 받았을 때 베드로 사도가 한 말이 중요합니다.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사도 12,11)"

베드로 사도를 탈출시킨 일은 천사가 했지만,

사실은 주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천사에게 시키신 일, 즉 주님의 심부름입니다.

사실상 주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사탄이 하는 일은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 주님께 반역하는 일입니다.

천사가 어떤 일을 직접 하든지 사람이 하는 일을 도와주든지 간에

천사의 일은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일이고, 주님께 충성하는 일입니다.

이 말을 조금 바꿔서 표현하면,

천사의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면 주님의 뜻에 맞는 일,

또는 주님의 뜻을 실행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 또는 죄가 되는 일을 하면서

천사의 도움을 바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또, 우리가 주님의 뜻을 실행하면서

(또는 주님의 뜻에 합당한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면

그것은 천사의 일을 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자신이 천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유혹하거나 괴롭힌다면,

그것은 사탄의 일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사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천사의 일을 한다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됩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 사탄의 일을 한다면 이 세상은 지옥이 됩니다.

인간 세상의 모습에 대해서 하느님 탓과 남 탓을 하기 전에 먼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천사의 일인지 사탄의 일인지,

그것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