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14-20)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이 구절은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하신 말씀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즉, 때의 흐름은 모두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고 하는 인식에서 생겨난 것으로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시간의 개념과는 다릅니다.
성경의 ‘때’는 그 안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시간과 공간과 목적이 들어있습니다. 모든 때가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이끌어지고 흘러가는 것입니다.
그 흐름의 출발점에 있는 것은,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라고 쓰여져 있는 대로,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자신의 마음 속에 싹튼 사랑을 구체화하고 완성해 가려고 하시는 하느님의 활동과 함께 ‘때의 흐름’이 시작되었고, 그 완성을 향해서 모든 사건이 인도되어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점에서 발생되는 사건 중에 의미가 없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것이 인간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고, 거기에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는 다고 하는 것을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사건처럼 보인다고 할 지라도, 거기에 하느님의 사랑이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관을 받아들은다면, 한 가지 한 가지의 사건에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하느님께 내맡긴다고 하는 자세를 길러나가는 것이 인생의 중대한 과제라고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때가 차서’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호소를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인생을 내맡길 수 있었던 제자들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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