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1.29-39)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라고 하시는 말씀에서, 선교하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 자세를 엿볼 수가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라고 하여 예수님의 움직임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의 깊게 마르코 복음서를 읽어가면, 무엇을 선포하고 있는지. 선포의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덧붙여서 말하면 마태오 복음서는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그에 관련된 비유들을 알려줍니다.
그에 반해 마르코는 하늘 나라의 비유 말씀도 거의 거론하지 않고, 병자를 낫게 한다든지, 악령을 추방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갑니다.
따라서 마르코 복음서만을 읽으면, 악령의 추방이나 병자의 치유가 바로 선교인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마르코 복음서의 특징은, 부화 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전세계에 파견하시는 말씀에도 나타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이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님의 선교 활동을 인간의 죽음 속으로 몰아넣는 병이나 악령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결론지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이 생각합니다.
사실 ‘아프고, 늙고, 죽는다는 것’은 인간 누구나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입니다. 그것은 ‘흙에서 나왔기에 흙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인간의 나약함의 구체적인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들에게는 ‘살고싶다. 충실한 삶을 즐기고 싶다.’고 하는 강한 본능이 있고,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그것이 부정되고 삶이 좀먹고, 묵살되어 버리는 현실은 인가에게 깊은 고뇌를 안겨 줍니다.
병, 늙음, 죽음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은 이간의 절실한 호소입니다. 이 호소에 응하신 분이 이 병자를 치유하고, 악령으로부터 사람들을 해방하시는 예수님이셨던 것입니다.
거기에 하느님의 작용이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거기에서 복음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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