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1-12)
<동방 박사들의 방문>
동방 박사들은 페르시아나 아라비아의 점성술사들일 것입니다.
그들이 몇 명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 드린 예물이 세 가지여서 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말한 '유다인들의 임금(마태 2,2)'은
'온 세상을 다스리는 왕', 즉 '메시아'를 뜻합니다.
그들이 보았다는 '별'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입니다.
왜 그들만 그 별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했을까?
어떻게 별이 동방 박사들의 여행을 인도할 수 있었을까?
복음 말씀의 내용을 보면,
그 별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그런 별은 아니었을 것이고,
하느님께서 동방 박사들을 인도하기 위해 보여주신
어떤 특별한 표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는 마태오복음 2장 9절의 표현은,
그 별이 일반적인 별이 아니라
동방 박사들만을 인도해 준 어떤 표징이었음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또 동방 박사들만 별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못 본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바오로 사도가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시절에
다마스쿠스로 가다가 예수님을 만났을 때,
동행하던 사람들은 소리는 들었지만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사도 9,7).
그 자리에 여러 사람이 있었지만
바오로만 혼자서 예수님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체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방 박사들만 메시아의 별을 보았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특별히 그들을 선택하셔서
'그들에게만' 보여 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하느님께서 동방 박사들만 선택해서
그들에게만 별을 보여 주시고 그들만 인도하셨느냐고 묻는다면...
그들이 메시아의 탄생을 증언할 만한 증인의 자격을 갖추고 있어서
특별히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동방 박사들은 나름대로 하느님을 믿고 섬기는 사람들이었을 것이고,
먼 길을 걸어서 메시아께 경배를 드릴 정도로
메시아를 갈망하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선택하시고 인도하신 것은
그들의 소망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을 증인으로 삼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별이 동방 박사들을 예루살렘까지만 인도하고 잠시 모습을 감춘 것도
그들이 이스라엘의 권력자들에게
메시아의 탄생을 증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생각됩니다.
당시의 통치자였던 헤로데와 권력층이었던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동방 박사들 덕분에 메시아의 탄생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헤로데는 메시아를 죽이려고 했고,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일에 하느님께서 헤로데와 권력층 사람들에게 메시아의 별을 보여 주셨더라도
그들은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입니다.)
동방 박사들이 예수님께 예물을 드린 것은
메시아께 뭔가를 바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입니다.
황금은 왕을 상징하고, 유향은 하느님을 상징하고,
몰약은 예수님의 죽음을 상징한다고 해석하는데,
이것은 후대에 가서 붙인 의미이고,
실제로 동방 박사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예물을 바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떻든 동방 박사들은 메시아께 가장 귀한 예물을 드리고 싶어 했고,
그래서 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왔을 것입니다.
동방 박사들이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는(마태 2,12) 구절은,
그들이 속세의 권력자에게 복종하지 않고
진정한 주님이신 하느님의 지시에 순종했음을 나타냅니다.
동방 박사들은 귀하고 값비싼 예물을 바치고 빈손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각자 또 하나의 동방 박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방 박사들처럼 실제로 먼 길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뭔가 값이 비싸고 귀한 예물을 바쳐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자기가 있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속세의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정성을 다해서 예수님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순수하고 열성적인 신앙의 삶을 예물로 드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통하여 언제나 하느님께 찬양 제물을 바칩시다.
그것은 그분의 이름을 찬미하는 입술의 열매입니다.
선행과 나눔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것들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입니다(히브 13,15-16)."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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