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769

[알기 쉬운 미사 전례] (4)성당 문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느님의 신비로 이끌어 주는 성당 문 파스카 신비 기념·재현하는 공간 예수님 향한 마음의 문 먼저 열고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들어가길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대성당 정문. 성당 문은 ‘속’(俗)에서 ‘성’(聖)으로 들어가게 하는 공간으로, 부산하고 급하게 들어가기보다는 침착한 걸음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하여 조심스럽게 들어가는 것이 좋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문’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2016년 방영된 ‘도깨비’에는 많은 명대사가 있는데, 그중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오랫동안 남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문’을 통해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신기한..

전 례 상 식 2024.01.27

[알기 쉬운 미사 전례] (3)성당 문을 들어서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존경과 정중함과 기쁨 나타내는 몸가짐 필요 미사에서 예수 그리스도 만나는 것 존경하는 인물 만나러 가는 것처럼 복장·마음가짐도 적절하게 갖춰야 성당 문을 들어서기 전에는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 사진은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복장규정 안내 표지.출처 Flickr 금요일이 되면 할머니는 다리미와 분무기를 준비하시고 주일에 성당에 갈 때 입을 옷을 정성스럽게 다립니다. 그리고 꾸깃꾸깃한 500원짜리 종이돈을 펴고 그 위에 수건을 덮고 분무기로 물을 조금 뿌리고 다렸습니다. 어린 저의 눈에는 꾸깃꾸깃한 종이돈을 펴는 할머니의 모습이 참으로 이상하면서 경이로웠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손주를 보시고 “하느님 앞에 가려면 정성껏 준비해야 한다. 몸도 깨끗하게 하고 옷도 단정하게 입고 연보..

전 례 상 식 2024.01.20

[알기 쉬운 미사 전례] (2)믿음의 증거인 십자성호

삼위일체 하느님과의 관계 표현하는 행위 세례의 은총 새롭게 하는 것이며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 표현 하느님의 사람으로 길들여지는 것 성당 입구에는 성수반이 있어서 신자들이 성수를 찍어 십자 표시를 하면서 기도한다. 십자 표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뜻도 되고, 십자가를 통한 예수님의 구원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길들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막여우를 만난 어린 왕자는 함께 놀자고 말합니다. 그러자 여우는 “난 너하고 놀 수 없어. 난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거든”이라고 답하지요. 여우는 길들여진다는 것은 ‘관계가 생긴다는 뜻’이라고 가르쳐줍니다. 또한 여우는 길들이는 과정에서 참을성이 필요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가까워지며, 관계가 생긴 친구를 만나기 전..

전 례 상 식 2024.01.14

[알기 쉬운 미사 전례] (1)누가, 누구를 만나러 미사에 오는가?

미사, 하느님 만나 즐겁게 보내는 시간 신앙인의 반려자 ‘삼위일체 하느님’ 언제 어디서나 현존 느낄 수 있지만 특별히 미사참례로 하느님과 만나 그리스도인들은 주일마다 성당에서 거행하는 미사에 참례하러 온다. 미사는 우리를 기다리고 사랑하며 행복하길 바라는 하느님과 즐겁게 지내는 시간이다. 사진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전경.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제공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많이 생기면서 동물 축복을 요청하는 신자들이 늘어났다고 신부님들이 말씀하십니다. 예전에는 인생의 ‘반려자’(伴侶者), 사전적 의미로는 ‘짝이 되는 동무’라고 하여 부부가 서로에게 하는 애정 어린 표현이었지만, 이제는 사람보다는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의 반려자’는 누구인가요? 특히 믿..

전 례 상 식 2024.01.05

[교회상식 속풀이] 441. 여자가 남자 성인 이름을 세례명으로 쓸 수 있나요?

그간 '속풀이' 코너가 사라진 것은 아닌가 궁금해 하신 분들이 계실 줄로 압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제가 바빴던 탓도 있고 웬만한 질문들은 얼추 다 다뤘다 싶기도 해서 제 하루하루 소임에 전념하고 지냈습니다. 혹시나 제 건강을 걱정하신 분이 계시다면 지면을 통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러던 차, 한 여성 신자분께서 이런 질문을 해 오셨습니다. "여자가 여자 성인이 아니라 남자 성인의 이름을 세례명으로 쓸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라틴어 성 변화에 맞춰서 여성명사화 하지 않고 원래 고유명사 그대로 쓸 수 있냐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럴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본당 사제들의 주보 성인으로 유명한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도 그의 이름 중에 마리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

전 례 상 식 2022.06.11

[교회상식 속풀이] 440. 정교회 이콘도 사용하면 안 되는 건가요?

다양한 이콘들. (이미지 출처 = maxpixel.net) 전에 다룬 속풀이 기사(“가짜 성물이 있다는 거 모르셨죠?”) 와 관련하여 질문을 해온 신자분이 계셨습니다. 부친으로부터 이콘을 선물받아 사용하시고 계신 듯한데, 이렇듯 정교회에서 제작된 것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오셨습니다. 독자분들 대부분 정교회의 이콘은 성물로 간주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말이 정교회의 물건이지 사실 가톨릭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교회는 가톨릭교회와 다툼으로 인해 결별했을 뿐 초기 교회에서는 한 가족이었습니다. 여전히 정교회와 동일한 형태의 미사 전례를 진행하면서도 가톨릭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는 동방 가톨릭이 존재합니다. 저도 예전에 신자분들과 함께 터키-그리스 성지 순례를 했던 참에 그리스..

전 례 상 식 2022.02.17

[교회상식 속풀이] 439. 가짜 성물이 있다는 거 모르셨죠?

전에 한 수도원 신부님과 “유사 성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대화를 통해, 성물 본래의 의미를 살리지 않거나 왜곡하여 만든 성물이 있고 일부 신자들은 이런 걸 모르고 구매 사용하고 있음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신부님은 이걸 어떤 방식으로 알리고 바로잡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교회를 이끌고 있는 주교회의에서 교통정리를 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해 보였기에 왜곡되거나 악의적으로 제작된 성물을 조사하여 주교회의에 알렸는데,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던 당시에는 답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다행히도 2021년 12월 28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무처는 외국에서 발견되었던 변형되고 왜곡된 성물(묵주, 기적의 메달, 스카풀라 등)..

전 례 상 식 2022.01.27

[교회상식 속풀이] 438. 바실리카가 뭔가요?

교회 전례력은 11월 9일에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Feast of the Dedication of the Lateran Basilica in Rome)을 지내도록 알려줍니다. 여기서 바실리카는 우리말로 대성전으로 번역하지만, 역으로 대성전을 서구어로 번역을 할 경우 Basilca, Cathedral, grand church 등 선택지가 다양해집니다. 그래서 바실리카는 크기가 크다고 다 붙일 수 있는 성당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바실리카"라는 단어는 로마 시대의 옥외 장소로서 공터(포룸, forum)에 세워진 다목적 건축물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규모가 큰 마을회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건축물을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신자들이 모여 전례를 봉헌하..

전 례 상 식 2021.12.14

[교회상식 속풀이] 437. 제대나 제단이나 마찬가지?

성당 앞쪽 제단 위에 제대가 놓여 있다. (사진 출처 = publicdomainpictures.net) 제단이랑 제대를 구분 않고 사용하는 분들이 계신가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사람들은 제단을 제대의 옛 용어라고 설명하기도 하더군요. 교통정리를 요청하는 분이 계셔서 속풀이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제대’와 ‘제단’은 같은 것을 가리키는 용어인가요?"라고 질문을 던지면 평소에는 별 구분 없이 사용하다가도 우리는 그 차이가 무엇인지 의식해 보게 됩니다. 사전의 도움을 받아 찾아보면, 제단(祭壇, 라 presbyterium, 영 presbytery)은 미사가 봉헌되는 제대, 감실, 사제석 등이 마련된 성당의 앞부분을 가리킵니다.("천주교 용어 자료집" 참조) 여기서 이미 제대가 별도로 구분됩니다. 그럼..

전 례 상 식 2021.11.27

[교회상식 속풀이] 436. 천사들도 서열이 있나요?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재회에 천사의 부류와 서열을 그린 프란체스코 보티치니의 작품.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전례력에 보면 대천사 축일(9월 29일)도 있고 수호천사 기념일(10월 2일)도 있습니다. 성경 여기저기에서도 천사들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천사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당연히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대천사 축일과 수호천사 기념일이 별개로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불현듯 인식하셨는지 어떤 분이 천사들의 부류와 서열에 대해 물어오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 곁으로 가면 다 천사 혹은 천사와 같은 존재가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누가 그렇다고 가르쳐 준 기억은 없습니다. 신앙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개념이라고 하겠습..

전 례 상 식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