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769

[미사의 모든 것] (35·끝)강복

신자들에게 하느님 강복 빌고 미사를 마치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순 제4주일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CNS】 나처음: 신부님들은 미사 중에 성체와 성혈을 모두 영하시면서 왜 신자들에겐 성체만 주시나요? 라파엘 신부: 성체와 성혈을 모두 모시는 것을 ‘양형 영성체’라고 해. 12세기 때까지만 해도 신자들도 사제와 똑같이 모두 양형 영성체를 했지. 그러다 13세기 들면서 유럽 교회에 성체 공경 신심이 퍼지면서 성혈을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대죄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신자들이 양형 영성체를 꺼리는 경향이 늘어났어. 그리고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을 비롯한 당대 저명 신학자들이 “성체와 성혈 안에 그리스도께서 모두 온전하게 현존하신다”고 주장하면서 성체만을 영해 주는 ‘단형 영성체’가 교회..

전 례 상 식 2021.04.09

[교회상식 속풀이] 425. 끝이 클로버잎 같은 십자가는?

십자가의 형태에 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십자성호 긋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정작 십자가에 대해서는 속풀이에서 다룬 기억이 없습니다. 어쩌면 너무나 가까이 있는 상징이라 그랬던 것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속풀이에서 십자가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다 아는 정보를 재생산하는 것 같아서 길게 설명하기도 어색합니다. 그럼에도 십자가에 관하여 몇 가지는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첫째, 십자가는 예수님이 무고하게 처형 당하셨을 때 사용된 형틀이었다는 것. 둘째, 그렇게 중요한 상징인데도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이 십자가 형상을 자신들이 지녀야 할 신앙의 표지로 삼지 않았다는 점. 셋째, 십자가 공경은 정작 4세기 초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 내에서 공인된 뒤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 넷째, ..

전 례 상 식 2021.04.06

[감염병 시대의 전례 사목] (6) 신앙의 중심을 찾아서

신앙의 본 모습 되찾기 위해 노력하자 친교 위한 온라인 프로그램 운영 등 공동체 교류와 소통 위한 자리 필요 가정 중심 기도 생활 활성화도 중요 팬데믹 시대에도 신앙의 본 모습 중 하나인 친교를 이루기 위해선 온라인 프로그램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진은 지난해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신자들과 소통하는 서울 압구정동본당 김광두 신부.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신앙의 중심을 찾아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면서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지만, 한편 힘들고 어려운 경우들도 많이 있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우리 교회는 신앙의 본 모습을 되찾고 돌아가도록 힘써야 하겠다. 그렇다면 교회의 본 모습은 어떤 것일까? 바로 초대 교회의 모습에서 교회의 이상(Utopia)을 찾을 수 있다. 사도행전은 전한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전 례 상 식 2021.04.03

[미사의 모든 것] (34)영성체 예식

거룩한 성체 영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 이루다 ▲ 성체를 영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기에 가톨릭교회는 영성체 예식을 아주 거룩하게 거행한다. 사진은 한 수도자가 성체를 영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나처음: 가톨릭 신자들은 왜 성체 영하는 걸 중시하나요? 조언해: 우리가 성체를 영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당신의 몸과 피로 봉헌하시고 제자들에게 “받아 먹어라”(마르 14,22-24) 하셨기 때문이야. 라파엘 신부: 영성체가 왜 거룩하고 중요한 예식인가 하면 예수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6)고 하셨기 때문이야. 성체를 영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기에 가톨릭 신자들..

전 례 상 식 2021.03.31

[교회상식 속풀이] 424.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있었나요?

예수님이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받는 장면. (이미지 출처 = Flickr) '예수님은 원죄 없이 태어나신 분인데 세례를 받으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해 보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도 피정 중에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가지고 기도하면서 마찬가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종종 주변 분들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고는 합니다. 우리 모두 교리를 통해 알고 있듯이, 예수님은 죄 없이 태어나고 살아가셨던 분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세례는 죄를 씻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어떤 목적으로 세례를 받으신 것인지, 그 의미들을 헤아려 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세례자 요한이 하는 일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당시 요르단 강을 끼고 벌어졌던 요한의..

전 례 상 식 2021.03.25

[미사의 모든 것] (33)봉헌 전문과 전구, 마침 영광송

성찬 전례 감사 기도 마감하며 장엄하게 노래하다 ▲ 마침 영광송은 미사 전례 중에 가장 중요한 기도인 성찬 전례 감사 기도를 마감하는 환호이자 응답으로 장엄하게 노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사제들이 어린이 미사 중에 마침 영광송을 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조언해: 성찬 전례 앞부분에서 이미 주님의 희생 제물 봉헌이 이루어졌는데 성체 축성 이후 왜 또다시 봉헌 기도를 하나요? 라파엘 신부: 성체 축성 후 ‘신앙의 신비여!’ 환호에 이어 사제는 주님과 함께 교회를 봉헌하는 기도를 드리지.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교회, 특히 지금 여기에 함께 모인 교회는 이 기념제로 흠 없는 제물을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봉헌한다. 교회는 신자들이 흠 없는 제물뿐 아니라 그들 자신도 바치기를 바란다. ..

전 례 상 식 2021.03.23

[감염병 시대의 전례 사목] (5) 예식의 간소화

세례·혼인·장례… 중요 전례 행사는 시도하자 가톨릭은 방역지침 성실히 준수 일부 종교 집단감염 사태로 인해 불합리한 규정 있지만 극복해야 본질 지키면서 예식 조정하면 돼 수원교구 용인 보라동본당에서 첫영성체를 받는 아이들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일상의 매일 미사 외에도 중요 전례 행사는 방역 준수와 함께 과감하게 시도할 필요가 있다.수원교구 용인 보라동본당 제공 ■ 팬데믹 상황의 지속 감염병의 유행은 여러 차례 반복, 지속되고 있다. 끈질기게 이어진다. 백신과 치료제가 신속하게 1년 만에 나왔지만, 온전한 효과를 보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3차 유행에서 4차 유행으로, 연속으로 이어져 나타날 것이라 말한다. 과거 초창기처럼 감염자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적게는 200명 내..

전 례 상 식 2021.03.20

[미사의 모든 것] (32)성체성사

주님의 마지막 만찬 기념하고 십자가 희생 재현하다 ▲ 성체성사는 주님께서 행하신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는 상징이고,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재현하는 것이다. 사진은 한 사제가 미사 중에 거양성체를 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나처음: 예수님께서는 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나요? 라파엘 신부: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써 모든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알려 주시기 위해 성체성사를 세우셨단다. 성체성사는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도록”(요한 15,13) 이끈 큰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지. 예수님께서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 거란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기 전에 수건을 허리에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지. 똑같은 방식으로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 안에서 당신 ..

전 례 상 식 2021.03.14

[미사의 모든 것] (31)성체 성혈 축성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는 신앙의 신비 ▲ 가톨릭교회는 “성체성사는 주님께서 행하신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는 ‘상징’이요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재현(현재화)하는 것이며 실제로 축성한 성체와 성혈이 주님의 참된 몸이요 피로, 주님께서 그 안에 현존하신다”고 고백한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의 수요일 미사 중 성체를 거양하고 있다. 【CNS】 나처음: 미사 때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면 정말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하나요? 솔직히 아직 성체 안에 예수님이 실제로 계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드네요. 죄송해요. 조언해: 저도 성체성사의 신비를 신앙으로 받아들이고 믿지만, 가끔 미사 때 정말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할까 의심할 때가 있어요. 라파엘 신부: 축성된 빵과 포도주가 예..

전 례 상 식 2021.03.08

[교회상식 속풀이] 423. 천국은 어떻게 생겼어요?

(이미지 출처 = Pixabay) 친한 친구를 사고로 떠나보내느라 장례식장에서 설 연휴를 보냈습니다. 발인 날 화장장에 따라온 유족들 중에 엄마 손을 붙잡고 있던 꼬마가 묻더군요. "엄마, 천국은 어떻게 생겼어?" 바로 옆에 신부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아이의 엄마는 "신부님께 여쭤 봐"라며 질문을 제게 넘겼습니다. 아.... 꼬마에게 천국을 어떻게 설명하지? 순간 제 머리는 꼬마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천국을 묘사할 방법을 찾느라 회전수가 높아졌습니다. 독자분들 중에도 갑자기 훅~ 들어오는 아이의 질문에 적당한 답을 찾았던 분이 계실 겁니다. 단순하면서 어려운 말 안 쓰고 설명해 줄 수 있는 다양한 답변이 가능합니다.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라고 해도 누구나 각자 천국에 관한 상상은 해 볼 수 있..

전 례 상 식 202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