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5년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수요일(크라코비아의 복자 살로메아 동정녀, 2회)

dariaofs 2015. 11. 18. 05:30

 

 복자 살로메아는 1211년 크라카우에서 태어나 헝가리의 영주 콜로만과 결혼했다. 결혼 후 동정으로 살다가 남편이 죽은 후 1245년 성 클라라수도원에 입회하였고 1268년 세상을 떠났다. 


강론   :   (루카 19,11ㄴ-28)

 

<미나의 비유>

 

"어떤 귀족이 왕권을 받아 오려고 먼 고장으로 떠나게 되었다(루카 19,12)."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당신의 승천을 암시하신 말씀입니다.
'왕권을 받아 오려고' 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에 왕의 모습으로 오신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처음에 세상에 오실 때에는 '착한 목자'로 오셨지만,
재림하실 때에는 '심판관'으로 오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왕권 없이 세상에 오셨다가 왕권을 받으려고 승천하신 것은 아닙니다.)
'먼 고장으로 떠나게 되었다.' 라는 말은,
예수님의 승천과 재림 사이의 기간이 짧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말입니다.
('귀족'이라는 말에는 특별한 뜻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열 미나를 나누어 주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 하고 그들에게 일렀다(루카 19,13)."

 

'종 열 사람'은 신앙인들을 뜻합니다.
그들에게 나누어 준 돈은 '은총'을 뜻합니다.
('한 미나'는 '백 데나리온'입니다.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한 데나리온이었습니다.
여기서는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벌이를 하여라.' 라는 말은,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라는 지시입니다.
'내가 올 때까지'는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지상에서 사는 동안'입니다.
(죽은 다음에는, 또는 재림과 심판이 이루어진 다음에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덕을 쌓을 기회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 백성은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어,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루카 19,14)."

 

'그 나라 백성'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를 미워하고 있었으므로' 라는 말은,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을 거부하고 배척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미움 받을 일을 하신 적이 없는데도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을 미워합니다.
물론 유대인들은 예수님께서 유대교 율법을 안 지키면서 종교 질서를 어지럽혔기 때문에
미워한 것이라고 변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변명일 뿐입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전통과 관습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하느님의 뜻'을 거부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의 경우에는
예수님이, 또는 그리스도교가 너무 낯설다는 이유로,
또는 자기들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는 여러 가지 세속적인 이유로, 예수님과 그리스도교를 미워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로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미워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라는 말은,
식민지 백성들이 로마 황제에게 하는 말인데,
아무나 임금으로 임명하지 말고
자기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임금으로 임명해 달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구세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면서
지금까지도 구세주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진짜 구세주가 아직 안 왔다고 믿기 때문에 지금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의 경우라면,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아는 거부하고,
자기들의 비위나 맞춰 주는 거짓 메시아를 따르겠다는 말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인이 종들의 돈벌이 결과를 알아보는 것은(루카 19,15-26)
재림하신 예수님께서 신앙인들의 신앙생활을 심판하시는 것을 나타내고,
주인이 임금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은 사람들이 처형당하는 것은(루카 19,27)
예수님을 끝까지 안 믿고 거부한 사람들이 심판을 받고 멸망당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재림하신 예수님은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을' 심판하십니다.)

 

돈벌이를 하지 않아서 벌을 받게 되는(루카 19,24) 세 번째 종의 죄목은
'아무것도 안 한 죄'입니다.
그런데 그가 받는 벌이 처음에 받은 한 미나를 빼앗기는 것으로 그치기 때문에
아주 가벼운 벌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벌은 사실은 안 믿는 사람들과 함께 처형당하는 중벌입니다.
한 미나를 빼앗긴다는 것은 은총을 빼앗긴다는 뜻이고,
은총이 하나도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은
안 믿는 사람들과 똑같은 상태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신앙인으로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안 믿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무것도 안 한 신앙인들'은
최후의 심판 때 '안 믿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그 벌을 똑같이 받게 될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재림에 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 주님께서 친히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그다음으로, 그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입니다(1테살 4,16-17)"

 

주님의 재림 전에 죽은 사람들은 부활해서 주님을 맞이할 것이고,
재림 때까지 안 죽은 사람들은 살아 있는 채로 주님을 맞이하게 될 텐데,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한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히 살게 될 것이고,
아무것도 안 한 사람들은 영원히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라는 말은,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 아니라,
구원을 받게 될 사람들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흔히 "죽어야만 부활한다." 라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는 우리가 반드시 죽어야만 부활과 영생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 종말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죽음을 겪지 않고,
바로 예수님의 재림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죽음을 각오해야 할 때도 많고,
죽는 것보다 더 심한 고통을 겪을 때도 많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실제로 죽는 것이 아니더라도
"죽어야만 부활한다." 라는 말이 진리가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