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7년 8월 22일 가해 연중 제20주간 화요일(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dariaofs 2017. 8. 22. 05:00

 

                                                                                    (마태 19,23-30)

 

 

 

<낙타와 바늘구멍>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3-26)”

 

여기서 ‘부자’는 하느님보다 재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또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려고 하는 사람,

또는 재물만 섬기면서 하느님은 섬기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하느님과 재물에 대해서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마태 6,24).”

(이 말씀에서 “함께 섬길 수 없다.” 라는 말씀은,

“함께 섬기면 안 된다.” 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는 일은 불가능한 일인데,

그렇게 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재물을 하느님과 같은 위치에 놓으려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또는 하느님을 재물과 같은 위치로 떨어뜨리려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하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그래서 “부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라는 말씀은,

“하느님은 섬기지 않고 재물을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라는 말씀이 됩니다.

(“어렵다.”가 아니라 “못 들어간다.”입니다.)

이 말씀은 부유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해당됩니다.

즉 부유하든지 가난하든지 간에 모든 사람들에게 다 해당됩니다.

너무 가난해서, 재물을 하느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재물을 섬기면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부’를 지키려고 재물에 대해 집착하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재물에 대해 집착하고......

‘집착’이라는 점에서 보면, 둘 다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더욱 강한 표현을 사용해서,

재물을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라는 말씀의 뜻도,

“재물을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입니다.

(여기서 ‘낙타’나 ‘바늘구멍’이라는 말 자체에는 특별한 뜻이 없습니다.

낙타는 당시 사람들이 가장 크다고 생각했던 짐승이었고,

바늘구멍은 가장 작은 구멍을 뜻합니다.

따라서 이 말씀은, “재물을 섬기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시도하는 어리석은 일이다.”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바란다면 재물을 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두 번씩이나 강하게 말씀하신 것은,

제자들이 당시 유대인들과 같은 사고방식에 젖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부귀영화를 하느님께서 내려 주신 복이라고만 생각했고,

그래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부자들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복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복을 받지 못한 사람들’,

또는 ‘하느님의 벌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그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몹시 놀랍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누구나 다 하느님의 복을 받아서 부유하게 살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게 잘못된 생각이라면, 구원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겠다.” 라는 뜻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생활도 충실하게 하면서,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고 저축해서

부유하게 사는 것이 왜 잘못인가?”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고, 저축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많은 재물을 모으려고 애쓰기 시작하면,

또는 많은 재물을 모은 다음에 그 재물을 지키려고 애쓰게 되면,

결국 그런 노력은 재물을 섬기는 일이 되어버리고,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나는 절대로 그렇게는 안 될 것이다.” 라고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겠지만,

예수님 말씀대로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온 마음이 재물을 향해 있는 사람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집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나라에 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시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일에 관심이 없게 되고,

그래서 스스로 안 들어가게 되고, 그래서 구원을 못 받게 됩니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라는 말씀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일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구원’에 관한 말씀입니다.

즉 부자들, 또는 재물을 섬기는 사람의 구원 문제에 관한 말씀이 아니라,

‘구원’ 자체에 관한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구원해 주시지 않는다면,

사람의 힘만으로 구원을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재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긴 세월 도를 닦는다고 되는 일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구원받기를 바란다면 하느님만 믿고, 하느님만 섬겨야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재물을 섬겼던 사람이라도,

회개하고 하느님만 섬기는 신앙인으로 변화된다면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에는,

그 일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간 일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회개하고, 변화되는 일 또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회개와 변화도 하느님만 믿고 의지할 때에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전주교구신풍성당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