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연중 제20주간 금요일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복음나눔

dariaofs 2018. 8. 25. 20:54

서울 종로 성균관대학교에 가면 조선새대때 심은 450년 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가을에 노랗게 물들어 있는 나무잎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제 마음도 노랗게 함께 물드는 기분이 듭니다.

이 은행나무는 성균관 유생들이 학문을 닦고 있다는 상징입니다.
이는 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쳤던 학교에 은행나무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를 기념하여 성균관에도 은행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일본 동경대학에서도 이 은행나무을 교목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올곧은 선비의 기품을 상징하는 은행나무와
그 밑에서 학문과 길을 닦는 학자들의 모습을
오늘 복음서에서도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무화과 나무 밑에서 토라를 공부하고 있는 나타나엘...
바르톨로메오 사도와 동일인물로 보고 있는 이 나타나엘이
하느님의 길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도를 닦고 있는 모습을
예수님께서 기쁘게 바라보고 계십니다.

사실 이스라엘에서는 무화가 나무를 많이 볼 수 있고,
일년에 두번 또는 많게는 다섯번 정도 열매를 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에게 양식이 되기도 합니다.
성경에서 베타니아라고 하는 지명도
무화과의 집, 무화과의 동네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무화과 나무가 많다보니,
회당이 없는 조그마한 마을에서는
의례 무화과 나무 밑에서 성경공부하고 토론을 하곤 했습니다.

이러한 나타나엘의 모습이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우셨을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나타나엘이 예수님을 보자 마자,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이야기는 곧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늘 가까이 하는 사람은
그분이 보자마자 즉각적으로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 수 있는 지혜가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성경공부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이와 동시에 주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실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주님의 방문을 알아챌 수 있을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가 유언에서 말하기를
내가 죄중에 있었을 때, 나병환자를 보는 것이 너무나도 역겨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병환자와 함께 지내면서
복음을 잃고 더욱 충실히 살아가면서 점차 눈이 열리게 되었고,
프란치스코에게 나병환자는 더 이상 피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어느새 나환우들이 프란치스코에게 예수님이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방문은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사실 늘 주님은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래서 나타나엘처럼 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면서 살아갈 때,
우리 삶에 드러내시는 예수님을 즉각적으로 알아뵈올 수 있게 됩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 (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