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주일 복음이
요한복음에 나오는 생명의 빵에 대한 담화가 마치고,
다음주 주일부터는 다시 마르코 복음서로 넘어가게 됩니다.
제가 요한복음의 생명의 빵에 대한 담화가 시작했던
7/29일 주일 강론때 부터
한국교회가 성체훼손과 모독 사건을 경험하면서,
성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8월 한달간 주일복음 말씀을 통해서
제대로 이해해보자고 초대를 했었습니다.
여전히, 성체에 대한 지혜가 우리에게 부족하다면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서 조금 더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복음에서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하면서
오늘날의 우리처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면
이들은 이성으로만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이성적 능력을 주셨기에
이성과 지성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 그리 잘못 된 일은 아닙니다.
다만, 이성과 더불어 영적인 감각, 신앙을 하는 감각(Sensus Fidei)도
함께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기에 이 둘을 모두 이용하여야 오늘 복음 말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과 이성, 믿음과 과학이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이 함께 나아가야만 올바른 신앙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신앙 만으로 살아가는 것은 절름발이로 살아가는 것이고,
이성 만으로 살아가는 것 역시 독단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두 날개를 함께 사용해야,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고, 하늘나라 신비에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육신에 생명을 주는 “영적인 감각”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영적감각 없이, 이성만 사용하게 되면
예수님을 떠나게 됩니다.
복음에서도 이를 깨닫지 못한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오늘날에도 이성만능주의, 과학제일주의에 빠져 교회를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계몽의 시대, 르네상스를 거쳐 서구사회가 인간중심주의로 간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입니다만,
인본주의, 이성주의, 모더니즘의 결과는
인간을 기계 부품처럼 사용하다 버리고,
세계 1,2차 대전과 핵무기 사용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이성 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한 한계를 처절히 체험했습니다.
이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의 출발점입니다.
그러므로 이성과 신앙은 서로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상호버팀목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었다싶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떠나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하고 물으셨고,
베드로가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바로 베드로의 대답 안에서 우리는 신앙과 이성 모두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믿음은 신앙의 행위이고, 알고 있다는 말은 이성의 작용입니다.
그러므로
성체를 믿는 것 역시, 오직 이성만으로 또는 오직 신앙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지성적 능력이 정상인 사람의 경우,
이 모두를 믿고 알아야 올바로 균형잡힌 신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천년전에 안셀모 성인이 말하는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인 것입니다.
안셀모 성인께서는 나는 이해하기 위해서 믿는다라고 말씀하시며,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통해
즉, 인간에게 주어진 영적인 능력과 이성적 능력을 모두 사용하기를 권하시고
조화롭고 완전한 인간으로써
성체성사의 신비에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 (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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