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4일 나해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오늘의 축일은 인류의 죄를 속죄하시려고 지신
십자가를 묵상하고 경배하는 날이라고
매일미사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구원의 십자가 안에 숨겨져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었고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라고 합니다.
우리의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 아드님을 보내주셨다라고 하지 않고,
요한복음사가는 “사랑”하기에 아드님을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이러한 신앙의 관점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죄와 악에 관심이 있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십자가가 우리의 죄와 병고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사랑을 보지 못한다면
십자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십자가는 고통의 상징이라기 보다는
사랑의 상징입니다.
때문에 광야에서 불 뱀에게 물린 이들을 살리기 위해
구리 뱀을 기둥 위에 달아놓은 것도
하느님의 사랑 때문이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도
세상을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성부의 사랑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평소에 우리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십자가를 진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지난번에는 내가 십자가를 졌으니,
이번에는 누가 십자가를 질래?”하며,
십자가를 돌려가면서 지기도 합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말을
주로 내가 원하지 않은 일을 할 때 이러한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과연 내가 진 그 십자가에 ‘사랑’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불평만 가득한 십자가인지?
우리는 헤깔릴때가 많습니다.
영어에서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은
Compassion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말로 Compassion을 연민 또는 동정심이라고 번역하는데
연민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만났을 때
‘아이고! 이걸 어쩌나 하는 내가 좀 도와줘야 겠’ 하는 마음이라고 한다면,
Compassion은 사실 연민 이나 동정심을 훨씬 뛰어넘는 행위입니다.
Com은 함께라는 의미이고
Passion은 수난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누군가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자하는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다른 말로 다른 이의 아픔을 똑같이 느끼고자 하는 마음인데
이러한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가능한 것입니다.
공부하다 지쳐서 코피가 나는데도
그것도 모르고 책상 위에서 엎드려 잠이 든 고단한 수험생을
안탁갑게 바라보며 대신 시험을 봐 주었으면 하는 아버지의 마음이고,
5살짜리 아이가 심장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며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면서
자신의 심장을 주고자 하는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내가 그 짐을 대신 지고자하는 마음이고
그 고통과 두려움을 대신 겪고자하는 마음입니다.
십자가를 메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마음은
우리의 온갖 질병과 병고와 어려움을 대신 지고자하는
지극한 사랑의 징표입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 (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복음묵상 (0) | 2018.09.17 |
|---|---|
| 2018년 9월 16일 나해 연중 제24주일 (0) | 2018.09.16 |
|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복음묵상 - 박동현 제노 신부 (0) | 2018.09.12 |
| 연중 제23주일 복음묵상 - 박동현 제노 신부 (0) | 2018.09.09 |
| 2018년 9월 9일 나해 연중 제23주일 (0) | 2018.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