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귀먹고 말 더듬는 이에게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 사건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만,
가족 중에 또는 친구 중에 농아가 있다면,
마음에 와닿는 복음말씀입니다.
오늘 귀먹고 말 더듬는 이는 아마도 선천적인 농아 또는
어릴적부터 어떤 이유에서 였는지 청각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릴적부터 청각장애가 발생하면,
주변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을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잃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릴때 청각을 잃게되면
의사소통에 있어 이중의 고초를 겪게됩니다.
저희 수도회에도 예전에 농아가 입회한 적이 있습니다.
형제적 삶을 살기위해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동체 전원이 수화를 배워야 했습니다.
저는 이 농아형제와 함께 살지 않았기 때문에
수화를 배울 기회가 없었지만,
우리본당 주임신부님께서도 몇 년간 농아선교회를 지도하시면서
수화에 아주 능통하시지요!
여러분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아시아 최초의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분이 11년전에 사제품을 받으셨지요.
박민서 베네딕토 신부님이신데,
이분도 두살때 약을 먹고 후유증을 청각을 잃게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자신의 장애 때문에 부모님을 많이 원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시절 미술학원을 다녔는데
미술 선생님께서도 농아이셨고, 그분을 통해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신부님은 이때 부터 사제로써의 성소를 꿈꾸기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제가 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반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던중
한 신부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분의 부모님이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수화에 능통하셨는데, 이 신부님의 권유로 사제가 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박민서 신부님은 공부를 위해 영어수화를 배워야 했고,
유학을 떠난지 20년이 지나,
천신만고 끝에 2007년 사제수품을 받았고,
지금은 농아선교회를 이끄는 목자로 살고 계십니다.
이분의 삶을 뒤돌아 볼 때,
우리는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께서 농아를 치유하시는 이야기는
더욱 마음에 다가 옵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박신부님의 육신적인 장애를 치유해주신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이분의 삶을 “에파타”
즉, 사제로써의 새로운 삶을 열어주신 또 다른 기적의 사건입니다.
비록 장애를 안고 살아가지만,
박민서 신부님의 삶은 예수님을 따름으로써
복음에서 치유된 농아보다도 더 복음적인 삶으로써 초대에 응답하셨고,
에파타의 기적을 자신의 삶으로써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한 두가지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저 역시도 평생 약을 먹고 살아가는 신장장애가 있고,
어떨때는 기분이 안좋다거나 마음이 꼬여 있는
심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육신의 장애이든, 마음의 장애이든
나이가 많던, 나이가 어리든
남자이건, 여자이건
이 장애 앞에 굴복되지 않아야 하고
오히려 예수님의 도우심으로 장애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겪는 장애를 통해서
더 값지고 더 의미있고 더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 (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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