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9일 나해
어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사도 바오로는 유대교 출신 그리스도인들과 대결의 구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들도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대교 출신 그리스도인들에
대항하여
사도 바오로는 자기 자신도 유대인이고,
누구보다도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 앞장 서왔던 과거를 낱낱이 고백하면서
율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것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복음에서
마르타는 자신만 시중을 들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마리아도 시중들라고 예수님께 불평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를 연결해서 본다면
마치 마르타는 유대교 출신 그리스도인으로써
자신들이 하고 있고 또 계속 해오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완고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동생에게도 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이기에
마리아가 택한 좋은 몫은 여전히 보장됩니다.
마리아 역시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 하는 믿음으로써 의로워지는 것을 알기에
언니를 돕지 못하는 마음의 불편함을 나름 견디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할례를 받는 것도 시중을 드는 것도
신앙의 외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그 안에 신앙의 정신을 올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신자로써 세례만 받고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외적인 할례하고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마리아처럼 예수님의 곁에서 마음으로 믿고 살아갈 때,
외적인 표지가 아닌
마음의 위로와 평화가 우리 내면을 가득채우고
우리는 오히려 그 힘으로 시중을 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시중을 들기전에
할례를 받기전에
세례를 받기전에
예수님의 발치에서
말씀을 먼저 들어야 할 것입니다.
배우지 않고서 실천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도 앞서고
예수님을 믿는 것이 세례나 할례보다도 앞섭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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