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7일
천고마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천고는 하늘이 높다라는 뜻으로 가을을 의미하고,
마비는 말을 살찌우다라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이 있는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흉노족에 관련된 속담입니다.
은나라 때부터 중국 북방에 나타나기 시작한 흉노족은
거의 2천 년 동안 중국의 각 왕조나 백성들에게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중국은 농경생활을 했고,
흉노족은 척박한 초원에서 방목과 수렵을 해야 했기에
겨울은 두렵고 걱정스러운 계절이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농경 생활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을 약탈해야 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처지에서 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었고 흉노는 귀신보다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천고마비의 계절을 흉노족이 쳐들어오는 것을
미리 준비하는 ‘유비무한’의 뜻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뜻을
말도 살찌고, 너도 살찌고, 나도 살찌는 계절로
늘어가는 체중을 합리화하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천고마비는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우한이 없다’라는 뜻으로 풀이해야 하듯이
오늘 독서와 복음도 유비무한의 정신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요한묵시록에서
때가되어 사람의 아들이 날카로운 낫을 들고
곧 포도를 수확하려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포도를 거두어 하느님의 분노의 큰 포도 확에다 던져 넣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예루살렘의 성전이 때가 되면 다 허물어 질 때가 올 것임을
예수님께서 예언하시는데
사람들은 그 때가 언제인지 묻습니다.
미리준비하기 위해서 이지요.
풍요로운 농사를 마치고 난 뒤,
수확한 것들을 다른민족이나 산짐승이
빼앗지 못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밭에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아름다운 성전을 열심히 짓고 나서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게된다면
모든 노력과 수고가 허무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래서
기반이 튼튼한 성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을 유비무한의 정신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합니다.
따라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재림이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주고 있기에,
그 날을 깨어있기를 권하는 유비무한의 정신을 일깨워 줍니다.
천고마비를 잘 해석하시고
전례력으로 5일 남은 올 한해를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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