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여러분이 여러분을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욕을 먹고 있다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안 좋겠죠. 그런데 욕을 먹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고 모략을 꾸미고 있는 한 가운데 서있다면 그 마음이 어떨까요?
내가 잘못한 일이 하나도 없어도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거나, 혹은 말도 못하고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복음은 대사제들이 예수님을 죽이려는 장면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서 비난을 퍼붓고 대사제들이 이제 너는 죽을 놈이라고 얘기하는 자리인데, 예수님이 그 자리에서 너무나 당당하셨다는 얘기입니다.
살려달라고 애걸하지도 울지도 않으시고 그냥 당당하게 당신이 하실 말씀, 그것도 사제들에게 트집잡힐만한 말씀을 너무나 당당히 하시는 예수님, 이것을 보고 심리학에서는 예수님 마음의 힘이 대단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신경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 검사해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자기 자신은 분명히 몸이 아픈 것을 느끼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것을 신경증적 병이라고 하는데 신경증이라는것은 희랍어로 신경과 힘이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신경증적 병이란 신경계의 힘이 부족해서 생긴 병이라고 합니다.
내가 심리적인 힘이 부족하게 되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혹은 가기 싫은 곳을 가야할 때 심리적, 육체적으로 거부반응이 일어납니다. 즉 까다로운 성격, 가리는 것이 많은 성격이 되는 것입니다.
만나기 싫은 사람 만나러 갈 때 이상하게 속이 아프고,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 몸이 느려지게 됩니다. 자기가 원치않은 일을 하게 될 때 몸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까다로운 성격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너무 강건하셔서 당신이 원치 않는 자리에서 당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이 없으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힘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마음의 힘을 받는 존재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힘을 얻는 존재이기에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고 얘기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와 친밀감이 많아야지만 마음의 힘이 커진다고 얘기합니다.
첫 번째로 하늘을 두고 대화를 나눌 신적 존재가 필요합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의 힘이 크다는 것은 이미 수없이 증명된 바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한 발짝씩 내 앞날을 헤쳐 나아가는데 방향을 제시해 줄 스승이 필요합니다.
대개의 분들이 앞날이 불안하면 전쟁이 집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자기인생도 부자로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남의 앞날을 부자로 만들어 주겠습니까?
스승은 진실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스승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스승의 삶을 보고 찾아가는 사람이 참 스승입니다. 그런 스승이 내 인생 길의 힘을 얻는데 꼭 필요합니다.
세 번째가 친구입니다.
미우나 고우나, 더우나 추우나 내 옆에 있어주는 친구, 가슴 속 깊이 묻은 응어리들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힘이 생깁니다.
기를 수련하는 사람들은 이런 삼각대 안에 사람이 있으면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합니다. 사람은 하느님, 스승, 친구라는 삼위 일체적 관계 안에서 인생길을 살아갈 수 있는 큰 힘을 얻게 된다고 합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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