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9.11.09.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박동현 제노 신부

dariaofs 2019. 11. 9. 00:00






라테라노 대성당은 그리스도교가 로마에 박해로 부터 벗어나서
처음으로 지어진 가톨릭 공식 성당이기 때문에
그것을 기념하여 오늘 축일로 지내게 됩니다.

원래 명칭은 라테라노의 요한성당인데,
박해이후 종교의 자유가 주어지면서
이곳에서 세례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세례자 요한이 주보인 성당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침례를 할 수 있도록 십자가 모양의
걸어들어가는 커다란 세례대가 있습니다.

라테라노 대성당은 우리 본당 교우들이 자주 접하는 성당인데
특히 수도원 담벼락에 벽화에 두 번이나 나옵니다.


하나는 인노첸시오 3세 교황의 꿈에 성 프란치스코가 나타나 어깨로 떠받이고 있는 성당이고,
또 하나는 프란치스코가 교황님께 회칙을 인준받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라테라노 성당에 가면
건너편에서 성 프란치스코가 두 팔을 펴들고 이 성당을 받치고 있는 커다란 성상이 있습니다.

어쨌거나 첫번째 가톨릭 공식 성당이기 때문에
독서와 복음에서도 성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1독서에서는
성전에서 흘러 나오는 물이 세상으로 나아가 생명을 맺는 원천이 되어준다는 에제키엘 예언서의 이야기와

복음에서는
예수님게서 성전을 정화시키시고
또다시 성전이 더럽혀지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성전이 되신 예수님을 이야기 합니다.

이처럼 성전의 중요성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전은 사람들을 정화시키는 장소이고 은총의 샘으로써 우리 마음에 자리합니다.

제가 청년때 성당이 저희 집과 가깝지가 않았습니다. 

 
성당 관할 구역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곳 이었기에
마을버스를 타면 15-20분, 걸어가면 40~50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성당 가까이에 좀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도원에 입회하고 나서,
가장 좋았던 것중에 하나는 10 발자국 안에 경당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세수하고 옷만 입으면 바로 성당이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성당 바로 옆에 살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언제든지 성체조배를 할 수 있고,
언제든지 고백성사를 할 수 있고,
언제든지 하느님과 만날 수 있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병자들이 찾아오고,
가난한 사람들도 찾아오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주인처럼 오고가지만
성당과 시설을 사용하는데에 있어서는 주인의식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주인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주인 의식없이 사용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의미의 성전정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사용한 것들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지 않는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사용한 본인이 제자리로 가져다 두지 않으면 그것을 누가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까요?


사용한 것을 깨끗이 닦아 놓지 않는다면 누가 닦아놓을까요?
청소하시는 분이 있다고 쓰레기를 바닦에 그냥 버리고 간다면 누가 주울까요?

신부님이 줍고, 수녀님이 청소하고, 사무장이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다면
이 성당은 과연 누구의 성당입니까?

100년의 역사를 가진 공동체가
성당을 주인처럼 사용하고는 있지만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먼저 정화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성전을 은총의 샘이라고 진심으로 여기는 만큼
그 만큼 성전은 외적으로도 깨끗하고 정갈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