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3월 9일 사순 제2주간 월요일

dariaofs 2020. 3. 9. 06:08



오늘 미사의 독서 말씀은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 초대합니다.

"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를 저질렀으며 악을 행하고 당신께 거역하였습니다"(다니 9,4).

제1독서에서 다니엘 예언자는 이스라엘이 격랑의 역사 속에서 당해온 유배와 식민지 상황의 이유를 자신들에게서 찾습니다.


하느님은 "계약과 자애를 지키시는 분"이시지만, 그 계약을 깨뜨린 자기들은 지금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르는 중이라고 고백합니다.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다니 9,7.8).

누구나 자기 죄를 인식하게 되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건강한 부끄러움은 우리를 하느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게 만들지만, 지나친 수치심과 자기 혐오는 자신을 하느님에게서 더 멀어지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다니 9,9).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의 죄와 수치와 부끄러움을 덮어 주고 다시 일으키는 힘입니다. 처음 계약을 맺을 때의 순결한 결심을 회복시켜 다시 새 피조물로, 순결한 신부로 당신을 마주하게 하십니다. 그래서 자비는 창조적 힘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아버지의 자비를 본받으라고 하십니다. 자녀는 아버지를 닮기 마련이니 성자이신 당신께서 먼저 자비가 되셨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자비의 실천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심판과 단죄를 그치고, 용서하며 베푸는 것이 아버지의 자비를 닮는 길이라고 구체적으로 들려 주십니다. 그리고 이 권고에는 퍽 매력적인 결과가 뒤따릅니다.

심판하지 않는 이는 심판받지 않을 것이고, 단죄하지 않는 이는 단죄받지 않을 것입니다. 용서한 이는 용서받을 것이고, 준 이는 후하게 되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비의 발자국을 뒤따르는 길에는 절대 손해볼 일이 없을 뿐더러 오히려 더 큰 보상이 따르는 셈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우리는 죄인입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이 가득합니다. 이 인식이 타인을 향한 손가락질과 비판을 멈추게 하고 용서와 베풂으로 이어진다면, 감히 닮을 엄두도 못 내던 자비의 길에 성큼 들어선 것과 다름 없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내게로 쏟아지는 자비가 내 영혼의 문간에 서서 내 자비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흘러가도록 땀 흘려 물꼬를 터 주는 오늘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자비의 아버지를 닮은 벗님을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