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4월 29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dariaofs 2020. 4. 29. 05:43



오늘 미사의 말씀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확인합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요한 6,37).

예수님께 오는 사람은 이미 아버지께서 그리 되도록 섭리하신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온전히 일치하시기에 당신께 오는 이들을 기꺼이 품으시지요.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요한 6,39).

아버지는 예수님에게 사람을 보내시면서 그가 아드님을 보고 믿기를 바라십니다. 그 믿음으로 그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고, 이것이 곧 "아버지의 뜻"(요한 6,40)입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의 뜻은 오매불망 우리의 영원한 생명, 즉 구원입니다. 아버지께서 바라시고 아드님이 행동하십니다.

제1독서에서는 스테파노의 순교라는 고통스런 사건 이후 오히려 신앙이 확산되는 기적을 보여 줍니다.

"한편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사도 8,4).

교회가 박해를 받기 시작하면서 흩어진 사람들은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합니다. 말씀을 전하라는 의도로 보내어진 파견이 아님에도, 그들은 떠나가서 몸 붙인 곳이 어디건 그곳에서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간의 제도가 그들을 파견한 것이 아니라 더 큰 지평 안에서 하느님께 파견을 받았기에 그렇습니다. 뼛속까지 그리스도인은 그래서 언제나 파견받은 이의 자격을 지닙니다.

"군중은 필리포스의 말을 듣고 또 그가 일으키는 표징들을 보고 모두 한마음으로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사도 8,6).

박해가 시작되어 몸을 피하는 와중에 아버지에게서 파견된 이의 소명을 실천한 신자들도 놀랍지만, 그들의 말과 표징에 마음을 여는 이방인들도 참 놀랍지 않습니까?


신자들이 보여주는 말과 표징의 능력도 주님에게서 오지만, 사실 이방인들의 귀와 마음을 열어주시는 분도 주님이십니다.

"그리하여 그 고을에 큰 기쁨이 넘쳤다"(사도 8,8).

하느님의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기쁨이 남습니다. 말씀으로 영이 기운을 얻고 구마와 치유의 표징으로 자유를 얻으니 감사와 희망이 넘칩니다.

"당신이 하신 일들 놀랍기도 하옵니다"(화답송).

하느님의 바람, 그분의 의지가 보잘것없는 이들을 통해 조용히 곳곳으로 확산됩니다. 이천 년이 지나 오늘을 사는 우리 역시 그 수혜자입니다. 스테파노를 잃고 허둥지둥 짐을 챙겨 길을 떠날 때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었을 겁니다.


실패처럼 보이는 일도 하느님은 당신의 뜻,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 이처럼 놀랍게 변화시키는 분이십니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40).

마지막 날. 주님께서 다시 오시고 저마다 사랑의 심판을 받을 날을 의미하지요. 그때까지 우리는 선과 악, 충실과 방종, 믿음과 약함의 경계를 아슬아슬 걸으면서 주님을 따를 겁니다.

사랑하는 벗님! 과정 안을 지나면서 우리는 때로 자신과 공동체에 실망하고 움츠러들 수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아직 끝이 아니라고요. 우리 모두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사랑의 의지가 타오르는 한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하는 오늘 되시길 축원합니다.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