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님 사랑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 축일입니다. 오늘 미사의 말씀은 열렬한 사랑의 탐색 여정을 보여 줍니다.
"이른 아침 ... 무덤에 가서 보니"(요한 20,1)
"달려가서"(요한 20,2)
"몸을 굽혀 들여다보니"(요한 20,12)
사랑하는 예수님을 찾는 마리아의 움직임이 얼마나 분주한지요. 그녀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아직 어두울 때 무덤가에 홀로 찾아오고, 빈 무덤을 보고는 제자들에게 달려갑니다. 또 제자들이 떠난 뒤에도 빈 무덤에 남아 안을 들여다보지요.
사랑은 멈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모든 감각을 열고 대상을 향합니다. 그의 방향과 자취를 좇고 자신을 던집니다. 사랑은 찾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제1독서에서도 사랑의 본능이 잘 드러납니다.
"나 일어나 성읍을 돌아다니리라. 거리와 광장을 돌아다니며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으리라"(아가 3,2)
여인은 사랑하는 이를 찾아나서기 위해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방금 전까지 그녀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지만 찾아내지 못했다고 고백했지요. 사랑은 안전지대에서 움츠리고 있는 이에게 제 얼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랑은 뜨거운 모험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집을 나선 여인이 향한 곳, 성읍, 거리, 광장은 말하자면 위험지대입니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곳, 불특정 타인에게 노출된 곳, 자기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는 곳, 존엄성과 명예는 물론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곳이지요.
"내가 사랑하는 이를 보셨나요?"(아가 3,3)
여인은 묻고 또 묻습니다. 사랑을 찾는 이는 먼저 그 길을 걸어갔을 법한 이들이 궁금합니다. 지금 제 속에서 타오르는 이 사랑이 앞서 간 이들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그들은 어떻게 화답하며 찾아다녔는지 애가 닳을 정도로 궁금하기 때문이지요. 사랑은 안전지대를 걷어차는 모험인 동시에 사랑하는 이를 알고 싶은 지독한 갈망입니다.
"그들을 지나치자마자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았네"(아가 3,4)
드디어 여인은 사랑하는 이를 찾았습니다! 결국 만났습니다! 길에서 마주친 야경꾼들은 "그분"이 아니었습니다. 시야를 가리고 마음을 미혹시키는 그들을 지나쳐야 사랑이 보입니다. 사랑은 사랑처럼 보이는 것들 뒤에서 자신이 발견되길 기다리는 진주처럼 묻혀 있습니다. 진짜 사랑을 알아보는 눈은 애타게 찾아다닌 순간들 덕분에 뜨입니다.
"누구를 찾느냐?"(요한 20,15)
복음에서 예수님이 물으십니다. 무덤가와 제자들 거처를 오가며 갈급해진 마리아의 마음을 읽어 주시는 겁니다. 지난 며칠 전부터 휘몰아친 온통 이해되지 않는 사건들 속에서 오직 당신만 좇는 마리아의 시선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마리아야!"(요한 20,16)
예수님께서 그녀를 부르십니다. 그녀의 갈망을, 열정을, 사랑을 부르시는 겁니다. 더 말이 필요 없는 공감과 이해가 충만한 호명입니다. 그러니 이제 마리아는 예수님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요한 20,17)
사랑에 달아 대상을 찾아다니던 이가 그 대상을 만나면 소유하고 싶어집니다. 갈망이 자칫 욕망으로, 안주와 집착으로 옮아갈 수 있지요. 예수님께서 그 변질을 차단하십니다. 이는 사랑의 매몰찬 거절이나 무시가 아니라, 찾음과 만남, 알아봄, 즉 이 뜨거운 해후 자체로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사실 마리아는 예수님을 만나 따르던 때부터 예수님을 잃고 찾아다닌 때에도, 또 지금 예수님을 만난 순간에도 예수님과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사랑의 갈망은 그 대상을 자기 안에 현재화하는 신비니까요. 그녀는 늘 예수님과 함께였고, 함께인 사랑에 활활 타오르는 존재였습니다.
사랑하는 벗님! 그분을 찾는 여정이 곧 사랑의 여정이랍니다. 그러니 더 힘 내시고 용기 내어 우리 삶의 성읍과 광장과 거리, 그리고 무덤가로 뛰쳐나가 주님을 찾읍시다. 사랑의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더 깊고 뜨겁게 주님과 사랑을 나누는 오늘의 축제일 되시길 축원합니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시어, 저희도 "나는 주님을 만나뵈었소!" 하고 고백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
오상선 바오롤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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