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8월 2일 연중 제18주일

dariaofs 2020. 8. 2. 08:50

오늘 미사는 생명의 양식 이야기입니다.

"돈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이사 55,1).

제1독서인 이사야서에서는 '와서 먹으라'는 주님의 초대가 울려퍼집니다. 대상은 목마르고 허기진, 가난한 이들입니다. 물질적 재산이 없어 궁핍한 이들뿐만 아니라, 아무리 소유하고 누려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까지도 포함된 초대입니다.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오너라. 들어라. 너희가 살리라"(이사 55,3).

이번에 주님께서 주실 양식은 입이 아니라 귀로 "먹는" 음식입니다. 바로 말씀이지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신명 8,3; 마태 4,4)는 주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과연 그분께 다가가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따르는 이는 살 것입니다. 말씀이 곧 생명의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사람의 영적 육적 생명을 이어가는 양식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아무리 제 힘, 제 능력으로 땀흘려 벌었다고 큰소리 친다 해도 원천은 하느님이시지요. 당신 자녀들을 먹여 살리시는 하느님 마음의 동기는 바로 "가엾은 마음"(마태 14,14)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이 마음을 지니고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주님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는 분"(화답송)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아기의 뱃속 사정을 헤아리는 엄마처럼 섬세하고 자상한 사랑으로 우리를 살피고 계시지요.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군중을 보내어 스스로 제 먹을거리를 해결하게 하자는 제자의 말에 예수님이 단호히 답하십니다. 너희라고 되어 있지만 실은 "우리"입니다. 이미 예수님은 군중을 먹이시려고 마음을 정하셨으니 제자들만 돌아서면 될 일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마태 14,20).

이사야서의 주님 초대가 지금 예수님에게서 이루어집니다. 말씀에 목말라 예수님을 따라나선 이들은 치유도 받고 배도 채우게 됩니다. 따뜻한 사랑과 돌봄에 영혼의 원기가 되살아나고, 식민지 백성으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피폐해진 인간의 존엄성도 회복하지요. 군중이 충만해질 수 있던 것은 무엇보다 예수님의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39).

예수님은 하느님의 연민, 하느님 사랑의 현현이십니다. 하느님의 본성이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 우리에게까지 와닿으셨습니다. 우리는 가엾은 마음으로 우리를 응시하시는 예수님의 자애로운 시선 안에 있습니다. 그 무엇도 예수님의 연민 가득한 마음에서 우리를 떼어낼 수 없습니다.

오늘도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배불리시는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립시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셨으니 우리가 충만히 채운 바를 나누는 일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합시다. 하느님 사랑이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으로 우리에게 전해졌으니, 연민의 사랑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기적으로 흘러나가길 소망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모두가 배부르고 흡족한 오늘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늘 저희 프란치스칸들은 용서의 축제인 '포르치운쿨라 축일'을 지냅니다. 저희 수도회의 요람인 아씨시의 조그만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이 전대사를 받는 성당이 된 것을 기념하는 작음을 경축하는 축제입니다. 작은 것이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의 큰 축복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아멘.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