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0년 12월 10일 대림 제2주간 목요일

dariaofs 2020. 12. 10. 02:02

오늘 미사의 말씀은 우리를 격려하십니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마태 11,12)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막연히 그려오던 메시아 왕국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하늘 나라 선포로 구체화됩니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서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알리는 소리의 역할을 이행하지요.

예수님의 오심으로 이 지상에서 하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아직" 완성에 이르지는 못했지요. 우리 가운데 있는 하늘 나라는 끊임없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수혜자이기도 하고 기여자이기도 하며 증거자기도 하지요.

하지만 구약의 제도와 관습 안에서 기득권을 취하며 사는 이들에게 새로움은 썩 달갑지 않습니다. 하늘 나라도 자기들의 가르침이나 이익과 부합하지 않으면 베엘제불의 힘일 따름이지요. 그래서 하늘 나라는 오해받고 핍박을 받습니다.

하늘 나라에 대한 폭력은 결국 세례자 요한, 그리고 예수님에 대한 박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분들의 죽음이 하늘 나라의 소멸을 초래하지 않고, 오히려 하늘 나라를 들불처럼 번지게 할 것임을 그들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지요.

제1독서에서는 당신 백성의 힘을 북돋우시는 주님의 위로가 반복됩니다.

"내가 네 오른손을 붙잡아 주고 있다. ...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3)

외세의 침략과 유배와 핍박으로 지친 백성에게 주님께서 말을 건네십니다. 주님이 진노를 거두시고, 다시 보호와 도움의 손길을 뻗치시면 백성은 그들의 지위를 회복하게 됩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은 그들에게 천군만마나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 오른손을 붙잡고 계신 주님을 관상합니다. 얼마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우신지요. 무엇이나 다 해주실 것 같고 어떤 곤경에서도 구해 주실 것 같은 관대한 힘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집니다. 세상 걱정과 두려움은 잊어도 좋습니다.

"주님, 당신은 가까이 계시나이다."(입당송)

주님은 가까이 계십니다. 그 가까운 정도는 우리 가운데이고 우리 안이니 함께함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공동체에, 우리 존재에 하늘 나라는 진행 중인 현실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맙시다. 그토록 세찬 어둠의 힘에도 하늘 나라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죽음으로 잠시 어둠이 이기는 듯 보였나 우리 주님은 부활하시어 세상의 주인으로 영원히 사십니다. 하늘 나라는 그 주인과 함께 승리합니다. 하늘 나라의 주인께서 오른손을 붙잡아 이끄시는 이도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는 현세에서 의롭고 경건하게 살며,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고 위대하신 하느님의 영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네."(영성체송)

완성될 하늘 나라를 꿈꾸며 나아가는 우리는 이렇게 살아갑니다. 어느 때가 될지 모르지만 각자의 소명을 충실히 살다 보면 하늘 나라는 우리 가운데서 더 확장되고 더 자라납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벗님! 당장의 고통과 어둠에 매몰되지 말고 두려움 없이 나아갑시다. 주님께서 우리 오른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는 한 하늘 나라는 반드시 승리하고 완성될 것입니다. 아멘.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