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3월 17일 사순 제4주간 수요일

dariaofs 2021. 3. 17. 02:15

오늘 미사의 말씀은 부전자전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해 주십니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19)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 친밀하게 부르시는 것이 영 못마땅합니다. 안식일을 어기는 죄인이 자칭 하느님의 아들로, 하느님을 서슴없이 아버지라 부르다니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지요.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나는 듣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그래서 내 심판은 올바르다. 내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추구하기 때문이다."(요한 5,30)
예수님께서 누차 당신과 아버지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고 듣지 않는 한, 그분의 죄목은 점점 더 가중될 뿐이지요.

예수님의 존재, 말씀, 행위는 하느님 아버지를 이 세상에 보여줍니다. 사람이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하느님을 아드님께서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은 사랑이신 하느님이 육화하신 사랑이십니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이는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다."(요한 5,24)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는 이는 아버지를 압니다. 예수님을 통해 아버지가 누구시며 어떤 분이신지 감지해 가며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점점 더 커집니다. 결국 아드님을 믿고 아버지를 사랑하는 이는 성삼위 하느님의 사랑 안에 함께 스며들어 그 사랑을 누립니다. 그에게는더 이상 심판이 필요 없습니다. 이미 그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까닭입니다.

제1독서에는 예수님께서 보여 주시고 또 그대로 행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인간 세계에서 최고의 사랑을 설명하는 표상으로 흔히 어머니의 사랑을 들지요. 그런데 주님의 사랑은 인간이 말하는 이 극치의 사랑조차 넘어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만큼 깊고 진하며 무한히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결코 잊지 않으시는 사랑! 아버지의 그 사랑을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완성하십니다. 그분은 극한의 죽음이 닥치는 순간까지 우리 이름을 잊지 않으셨지요. 우리가 받을 심판을 죽음으로 무마하셨으니 당신이 속량하신 모든 존재의 이름은 예수님의 심장에 새겨졌고 어깨 위에 지워졌습니다!

"은총의 때이옵니다."(입당송)
사순 시기가 깊어갈수록 말씀은 징벌과 심판의 위협보다 주님의 지극한 사랑과 어지신 자비를 일깨워 줍니다. 사랑을 깨달은 영혼이 죄를 끊어내고 더 깊은 사랑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지금이 은총의 때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절대로 잊지 않으시는 그 사랑 때문에 다시 주님께로 마음을 돌려 되돌아가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주님을 믿고 성삼위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이는 심판을 받지 않습니다. 이미 지고의 사랑을 누리며 사랑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그런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