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6월 21일 다해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dariaofs 2013. 6. 21. 15:45

 

                                                                                  (마태 6,19-23)

 

 

<보물>

 

"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마태 6,19)."

이 말씀은, 언젠가는 허무하게 사라질 세속적인 것들과

물질적인 것들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자신을 위하여'는 '자신만을 위하여'인데,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욕심을 뜻합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집착과 이기심은 늘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기심과 욕심이 없다면 집착하지 않을 것입니다.

집착을 버린다면 이기심과 욕심도 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나 하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서 보물을 땅에 쌓아 두는 것은 괜찮은가?"

'이기심'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가 속한 공동체만 생각하고

다른 공동체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도 이기적인 것이고,

하느님께서는 그 공동체 전체를 심판하실 것입니다.

(가정, 단체, 국가... 모두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이 함께' 행복해지는 하느님 나라에서는

모든 사람이 함께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소속이 서로 다르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그런 것을 따지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마태 6,20)."

이 말씀은 '영원한 것'을 추구하라는 가르침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과 행복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합니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마태 6,19-21)."

이 말씀은, 지금 어떻게 사는가? 에 따라서

나중에 각자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만 추구하는 사람은

나중에 그것들이 사라질 때 함께 멸망하게 될 것이고,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게 될 것입니다.

또 이 말씀에는 무엇을 보물로 생각하고 있는지

반성해 보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속의 재물을,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어떤 사람은 권력을 가장 중요한 보물로 생각합니다.

재물이나 권력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명예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에,

그 명예가 세상 사람들에게서 받는 명예인지

하느님에게서 받는 명예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명예에 대한 집착도 땅에 보물을 쌓아 두는 일이 됩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하나니아스와 사피라 부부'는

자기들의 재산을 봉헌할 때 재산의 일부를 떼어 놓고 나머지를 바치면서도

전 재산을 바쳤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사도 5,1-2).

 

베드로 사도는 그들을 이렇게 꾸짖었습니다.

"하나니아스, 왜 사탄에게 마음을 빼앗겨

성령을 속이고 땅값의 일부를 떼어 놓았소?

그 땅은 팔리기 전에도 그대 것이었고,

또 팔린 뒤에도 그 돈은 그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것 아니오?

그런데 어쩌자고 이런 일을 하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었소?

그대는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속인 것이오(사도 5,3-4)"

베드로 사도의 말은 재산의 일부를 떼어 놓았다는 것을 꾸짖는 말이 아니라

그 사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한 것을 꾸짖는 말입니다.

 

사실 그들에게는 전 재산을 바칠 의무도 없었고,

일부를 따로 떼어 놓고 나머지만 바친다고 해도,

또는 아예 바치지 않는다고 해도 죄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를 떼어 놓은 사실을 감춘 것이,

즉 전 재산을 바치는 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이 그들의 죄입니다.

 

그들이 그런 거짓말을 한 것은

전 재산을 바친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명예욕이 없었다면 거짓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다 낼 것인가, 일부만 낼 것인가, 하고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또 사도들 가운데에서 누구를 가장 높은 사람으로 볼 것이냐는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진 일도(루카 22,24) 명예욕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라고 사도들을 꾸짖으셨습니다(루카 22,26).

예수님을 따르려면 세속적인 명예욕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마태 6,23)."

이 말씀은, 어둠을 빛이라고 착각하면

더 짙은 어둠 속에 빠지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집착하면 진짜로 중요한 것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사라질 하찮은 것들과 같은 운명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심판은

인생을 살면서 각자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아두었던 보물을

하느님께 드리는 일과 같습니다.

자기가 귀하게 생각하는 보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귀하게 생각하시는 보물을 드려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세속의 명예나 재물이나 권력 같은 것을

귀한 보물이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러니 하느님 나라를 추구하는 신앙인이라면,

지금 자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그것이

정말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먼저 반성해야 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