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6월 11일 다해 연중 제 10주간 화요일(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dariaofs 2013. 6. 11. 06:48

 

                                                                      (마태 10,7-13)      (성 바르나바)

                                                                           

                                                                        

 <평화>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이 해야 할 일들을 말씀하십니다.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마태 10,7-8)."

 

이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음을 선포하여라.'인데,

복음 선포는 '말로만' 해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복음은 병자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는 등의 자비와 사랑을 통해서도 선포되어야 합니다.

예수를 믿으라는 말만 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자비와 사랑을

구체적으로 베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교회가 빈민 구제 사업과 의료 사업 같은

여러 가지 사회 복지 사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 자비와 사랑은 복음이 진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표징이 됩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16,20)."

 

그런데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마태 10,12)."

이 지시는 '그 집'(제자들을 맞이하는 집)이 평화를 받을 수 있도록

빌어 주라는 지시입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일과 사랑을 베푸는 일과 평화를 빌어주는 일은 모두

사실상 하나의 일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화'는 예수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축복을 뜻합니다.

(또는 그 은총과 축복을 받아 누리는 행복한 상태를 뜻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참 평화를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 평화는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상태'이고(1요한 4,18),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고(요한 15,10),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요한 15,12) 얻게 되는 행복한 상태'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 라는 것은 물건처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참 평화를 받아 누리려면

우리 쪽에서도 그런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마태 10,13)."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다.' 라는 말은,

스스로 평화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또 받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라는 말은,

'그 집'이 평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자들이 대신 받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평화가 그 집에 내리지 않는 것이 제자들의 책임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울 왕은 다윗을 시기하기 시작하면서 평화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날부터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게 되었다(1사무 18,9)

"사울은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시며 자기에게서 돌아서셨기 때문에

다윗을 두려워하였다(1사무 18,12)."

이 두려움은 사울이 평화를 잃어버린 상태가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다윗을 죽이려고 했는데,

만일에 그가 다윗을 죽였더라도 그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만 했을 것입니다.

사울이 진짜로 두려워한 것은 다윗이 아니라 주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처음부터 주님께 죄를 짓지 않고, 다윗을 시기하지 않았다면,

또 다윗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했다면 평화를 얻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쫓겨 다닌 다윗은 어땠을까?

그의 몸은 고달팠지만 그의 영혼은 평화를 잃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자들 가운데에,

사람을 집어삼키려는 것들 가운데에 누워 있습니다.

그들의 이빨은 창과 화살,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입니다.

...... 제 마음 든든합니다, 하느님. 제 마음 든든합니다.

제가 노래하며 찬미합니다(시편 57,5-8)."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인간의 힘으로는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사랑 없이 미움으로는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참 평화는 전쟁이 아니라 평화로만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화를 빼앗는다면 자기에게도 평화가 없습니다.

 

사람들을 위해서 평화를 빌어 주라는 예수님의 지시는

자기 혼자만 평화를 누리려고 하지 말고

남의 평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기도하라는 지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편 가르기를 하지 말고,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모두가 함께 주님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는 것도 안 받으면 그것은 안 받은 쪽의 책임이고,

어떻든 모든 사람의 참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기도하는 것은

신앙인들의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