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6월 8일 다해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dariaofs 2013. 6. 8. 05:54

 

                                                                                     (루카 2,41-51)

 

 

<어머니의 마음>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루카 2,48)."

 

이 말은 예수님을 잃었다고 생각하며 찾아다니다가

성전에서 찾은 다음에 마리아께서 예수님께 하신 말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부모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렇게 말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답변은 '인간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라는 말씀은,

'왜 다른 곳에서 저를 찾으셨습니까?' 라는 뜻입니다.

(찾지 말았어야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당신을 다른 곳에서 찾지 말고

'아버지의 집'(성전)에서 찾았어야 했다는 뜻입니다.

 

성전을 '제 아버지의 집'이라고 표현하신 것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선언하시는 말씀인데,

예수님께서 열두 살 때 이미

아버지와 당신의 관계를 자각했음을 나타냅니다.

 

그렇다고 해도 왜 미리 말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소통이 부족한 모습이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이야기를 기록한 복음서 저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것은 '소통'에 관한 일이 아니라

'믿음'에 관한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루카복음서 저자는,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것을 믿는다면

예수님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께서 성전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예수님을 찾으신 것은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잘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아직 예수님의 신원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전이었습니다.

 

복음서에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니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르 1,36-37)."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요한 6,25)."

 

그런 장면들만 보면,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기가 쉬운데,

복음서 전체 내용을 보면 예수님이 사람들을 찾아다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서 떨어져서 혼자 계시려고 하신 때는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려고 하실 때였습니다.)

 

부활 후에도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아 나선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찾아오셨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도 예수님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어린 소년 예수님을 애타게 찾으셨던 성모님께서는

오늘날에는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을 애타게 부르십니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발현하셨던 성모님의 메시지는

거의 항상 회개하라는 호소였습니다.

그렇게 호소하시는 성모님의 심정은

잃어버린 아들을 애타게 찾는 어머니의 심정입니다.)

 

루카복음 15장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을 보면,

아버지와 두 아들만 등장하는데, 그 집에 어머니도 있었다면

그 어머니는 집을 나가서 방탕하게 살고 있는 작은아들에게 가서

집으로 돌아오라고 직접 호소했을 것입니다.

 

또 호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아들이 비유 속의 내용처럼 그렇게 비참한 처지로 떨어지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죄인이라도(회개하기 전이라도 - 집으로 돌아오기 전이라도)

일단 밥부터 먹이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 성모님께서 계신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큰 은총입니다.

물론 아버지 하느님도 한없이 자비로우신 분이고,

예수님도 한없이 자비로우신 분이지만,

그래도 어머니께서 계시니

우리가 더욱 쉽게 하느님과 예수님의 자비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머니께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신다는 점입니다.

(날마다 성모송만 잘 바쳐도

어머니 덕분에 지옥은 면하게 된다는 전승이 있습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잠언 저자는 이렇게 충고합니다.

"내 아들아,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고 어머니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마라.

그것들을 언제나 네 마음에 새겨 두고 네 목에 감아 두어라(잠언 1,8-9)."

 

또 집회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집회 3,3-4)."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