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6월 6일 다해 연중 제9주간 목요일(성 노르베트토 주교)

dariaofs 2013. 6. 6. 05:52

 

                                                                                 (마르 12,28ㄱㄷ-34)

                                                                                 (성 노르베르토 주교)

 

 

<사랑>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9-31)."

 

예수님께서 하느님은 한 분이시라는 것을 강조하신 것은

'하느님만'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만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이 아닌 것들, 즉 우상이라든지 어떤 세속적인 것들을

하느님처럼 섬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 예수님께서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를 덧붙이신 것은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하느님만'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웃을 외면하는 것은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이웃 사랑 없는 하느님 사랑은 위선입니다.)

 

예수님께서 '첫째, 둘째' 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지만,

'셋째, 넷째'가 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 말씀에서 '첫째, 둘째'는 순서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보다(사랑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라는 말씀은,

'다른 계명들은 전부 다 이보다(사랑보다) 작다.' 라는 뜻이 아니라,

'모든 계명의 근본정신은 사랑이다.' 라는 뜻입니다.

(사실상 '사랑'만이 유일한 계명이고,

모든 계명들과 율법들은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계명'이라고 표현되어 있다고 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의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하느님은 일방적으로 명령만 하고

인간은 일방적으로 복종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

계약 관계입니다.

 

구약은 처음에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이고,

신약은 나중에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서

하느님과 전체 인류가 맺은 계약입니다.

그러나 '계약'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고 해서

이익만을 따지는 상업적인 계약 같은 것은 아닙니다.

뜻을 생각하면 '사랑의 서약'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라는 계명은,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도 바로 그렇게 인간들을 사랑하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우리를 사랑하시니

우리도 그렇게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란 우선 먼저 마음으로 하는 것입니다.

마음속에는 사랑이 없으면서도 겉으로만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척'을 하는 것이고, 그것은 위선입니다.

다시 말해서 '계명'이기 때문에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 사랑을 실천한다면

그것은 실천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계명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해야

그것이 진짜 사랑입니다.

사랑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는 것이 사랑입니다.

 

혹시 어떤 사람은 "나는 하느님에게서 사랑을 못 받았다.

그런데도 내가 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가?" 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자기 자신의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나는 순전히 나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왔다." 라고 말하면서

효도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사랑받은 적 없다고 생각한다면 사랑하기가 무척 어려울 텐데,

뭔가 물질적인 것을 받아야만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무엇인지 정말로 모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인간들을 사랑하셔서 목숨을 바치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인간들에게서 무엇을 받기를 기대하셨을까?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받기를 바라셨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뭔가를 바치기를 바라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주시는 것을 사람들이 받기를 바라셨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이 말씀은, '내 사랑을 받아라.'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를 사랑하여라.' 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사랑을 받아라.' 라고 호소하셨습니다.

그 다음에 주신 계명도 '나를 사랑하여라.'가 아니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요한 15,12).

 

지금까지 한 말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마음을 다하여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도 그렇게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이웃을 우리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