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6월 5일 다해 (성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dariaofs 2013. 6. 5. 07:10

 

                                                                                (마르 12,18-27)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부활>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와서,

일곱 형제가 차례대로 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였다가

후사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는데

부활 때에 그 여자는

누구의 아내가 되겠느냐는 이상한 질문을 합니다(마르 12,18-23).

 

사두가이들은 원래 부활을 안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마르 12,18).

그런데도 그런 질문을 한 것은 부활을 부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의 질문은, '부활이 있다면 복잡하고 난감한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러니 그런 부활은 없는 것이 낫다.' 라는 뜻인데,

'부활은 없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지적하십니다.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마르 12,25)."

 

부활은 현세의 삶이 그대로 계속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부활하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차원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3-4)."

 

'이전 것들', 즉 인간적인 제도나 관습이나 풍습 같은 것들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당연히 결혼 제도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울게 만드는 모든 차별도 사라질 것입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

힘 있는 사람과 힘없는 사람... 인종, 민족, 신분, 계급, 남녀, 학력, 직업...

 

('천사들도 계급이 있지 않은가?' 라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천사들의 계급은 인간들이 상상해서 만든 것이고 성경의 가르침은 아닙니다.)

 

만일에 이 세상의 모습이 부활 후의 세상에서 그대로 반복된다면

지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불공평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런 부활이라면 희망할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과 똑같은 부귀영화를 누리는 부활을 희망하겠지만...)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또 결혼할 것인가?'

라고 묻는 것을 자주 봅니다.

'배우자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라는 뜻이겠지만,

그런 질문 자체는 사두가이들의 질문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면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다.'

라고 하셨으니, 그리스도교 관점에서는 그런 질문은 무의미합니다.

 

'다시 태어나도 사제가 되겠는가?' 라고 묻는 일도 많습니다.

사제직에 대한 소명 의식을 묻는 질문이겠지만

그런 질문도 역시 쓸모없는 질문입니다.

 

종말 후의 하느님 나라에는 성전이 없습니다(묵시 21,22).

성전이 없으니 사제직도 없습니다.

따라서 부활해서 사제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전부 다 똑같이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 될 뿐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환생'을 믿지 않습니다.

'다시 태어나면...' 같은 질문은 그리스도교 교리와 맞지 않습니다.)

 

부활 후의 세상에 대해서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부활은 있다.' 라고 분명하게 강조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마르 12,27)."

 

이 말씀에서 '죽은 이들'이라는 말은,

'죽는 이들', 즉 '죽어서 소멸되는 존재들'을 뜻합니다.

'산 이들'은 '부활해서 영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하느님은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라는 말씀을

사람들 쪽에서 표현한다면,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살아 있는 존재이다."가 됩니다.

 

의인이든 악인이든 일단 전부 다 부활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고, 심판의 결과에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사람과

얻지 못하는 사람으로 갈라질 것입니다(묵시 20,11-15).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사람은 천사처럼 살게 될 것이고,

그 생명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사탄과 함께 영원히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부활을 믿고 희망한다는 것은

'영원한 생명'을 믿고 희망한다는 뜻이 되는데,

믿고 희망한다면 당연히 그 믿음과 희망을 삶으로(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