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9,1-8)
<죄를 용서하는 권한>
7월 4일의 복음 말씀은
마태오복음 9장 1절-8절, '중풍 병자를 고치시다.'인데,
이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병자 치유가 아니라 '죄를 용서하는 권한'입니다.
예수님께서 중풍 병자에게 하신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태 9,2).' 라는 말씀은,
'나는 너의 죄를 용서한다.' 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있던 율법학자들이
'이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마태 9,3).
하느님께 지은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은 하느님에게만 있습니다.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사람'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예수님이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중풍 병자의 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죄 때문에 병에 걸린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병자의 병을 치료하시지 않고 죄의 용서를 먼저 말씀하신 것은
그 병자 자신이 죄의 용서를 더 간절하게 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중풍 병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것은
병의 치료를 원했기 때문이지만, 그것은 그 사람들의 희망이고,
병자 자신의 희망은 죄의 용서였을 것입니다.
물론 병의 치료도 원했겠지만 우선 먼저 죄부터 용서받기를 희망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라고 물으십니다(마태 9,5).
이 질문은 둘 중에 하나는 쉽고, 하나는 어렵다는 뜻이 아닙니다.
둘 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죄를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만의 권한이고,
(당시의 의술로는) 중풍 병자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것도
하느님의 능력으로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중풍 병자의 몸을 회복시켜 주십니다(마태 9,6).
하느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을 통해서 하느님의 권한이 있음을 증명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만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신다면
하느님만의 권한도 가지고 계신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의도를 알아차렸고, 인정합니다.
"이 일을 보고 군중은 두려워하며,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마태 9,8)."
그런데 이 구절에서 '사람들에게' 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군중은 예수님에게 하느님의 권한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수님을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라는 말은 '하느님으로부터 권한을 받은 여러 사람들'을 뜻하고,
그래서 이 말은,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사람들이 인정했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군중이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들의 생각은 아직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권한을 받은 여러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유일한 아드님으로서 하느님과 같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행사하신 일 가운데 좋은 예가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하다 잡힌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돌을 던져 죽여야 하는가?' 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라고 하셨고, 그 말씀을 듣고 사람들이 모두 떠나버립니다(요한 8,1-9).
그래서 예수님과 여자만 남게 되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8,11).
'단죄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처벌하지 않는다.'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마치 법정에서 재판관이 집행 유예를 선고하고
피고인을 석방하는 것 같은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세속적으로는 공인된 재판관이 아니기 때문에
범죄자에게 마음대로 집행 유예를 선고하고 석방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권한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그렇게 하실 수 있습니다.
또 부활하신 뒤에는 사도들에게
'누구의 죄든지 용서할 권한과 용서하지 않을 권한'을 주셨습니다(요한 20,23).
이 일은 당신에게 그런 권한이 있기 때문에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예수님에게 권한이 없다면 사도들에게 그런 권한을 주실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는다면 예수님의 권한도 믿어야 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다면
사도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신 말씀도 믿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교회가 고해성사를 통해서 사람의 죄를 용서하는 것은
예수님의 권한으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믿어야 합니다.
(고해성사는 한 인간인 고해사제가 아니라
하느님이신 분,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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