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2,15-21)
<겸손, 감사>
어떤 부유한 사람이 많은 소출을 거두어서 더 부유하게 되었는데,
그는 자기의 많은 재산을 쌓아 두고,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길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루카 12,20-21)."
그 부자의 첫 번째 잘못은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자기가 부유하다는 것과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는 것에 대해서
가장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렸어야 했습니다.
아마도 그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라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서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의 두 번째 잘못은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그는 자기가 잘나서(자기의 능력이 좋아서)
부자가 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잘못은 이웃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네 번째 잘못은 자신의 영혼을 위한 일에는 관심이 없고,
먹고 마시며 즐길 생각만 했다는 점입니다.
몸만 생각하는 사람은 몸과 함께 멸망할 것입니다.
솔로몬 왕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한 왕이었습니다(1열왕 10,23).
그러나 그의 지혜와 부귀영화는
전부 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었습니다(1열왕 3,10-14).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이렇게 경고하셨습니다.
"네가 네 아버지 다윗이 걸은 것처럼,
내 앞에서 온전한 마음으로 바르게 걸으며,
내가 명령한 모든 것을 실천하고 내 규정과 법규를 따르면,
나는 너의 왕좌를 이스라엘 위에 영원히 세워 주겠다(1열왕 9,4-5)."
"그러나 만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나에게서 돌아서서,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계명과 규정을 따르지 않고,
가서 다른 신들을 섬기거나 예배하면,
나는 내가 준 땅에서 이스라엘을 잘라 버리고,
내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별한 이 집을 내 앞에서 내버리겠다(1열왕 9,6-7)."
구약성경에는 솔로몬이 많은 왕비와 후궁들 때문에 타락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1열왕 11,3-4),
그것보다는 자기의 지혜와 부귀영화에 대해서
교만해진 것이 타락의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교만은 하느님의 은혜를 잊게 만드는 법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하느님께 감사드리기는커녕
하느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우상숭배에 빠졌습니다(1열왕 11,5-8).
젊었을 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왕이었지만
늙어서는 그 지혜를 모두 잃었습니다.
그리고 부귀영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백성들에게서 많은 세금을 거둔 일이
나중에 왕국 분열의 원인이 되었고(1열왕 12장),
결국 이스라엘은 멸망하게 됩니다.
결과를 보면 그의 부귀영화는 아주 허망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솔로몬의 영화는 들꽃 한 송이보다 못하다.”
라고 하신 것입니다(루카 12,27).
우리는 흔히 솔로몬을 지혜로운 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전체 생애를 생각하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왕입니다.
다시 복음 말씀으로 돌아가서,
하느님께서 부자에게 경고를 하신 시각이 언제인지 모르지만
'오늘 밤'이라는 말은
회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여유를 주셨음을 뜻합니다.
('지금 즉시'가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 여유는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시간 여유는 회개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회개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다는 것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라는 말씀은
확정된 결과를 예고하시는 말씀이 아니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되찾아 갈 것이다.' 라는 말은
사람의 목숨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라는 말도
재물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사람은 자기 것이 아닌데도 자기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하느님께 겸손하게 감사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 돌려 드리는 일은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주신 재물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는 뜻으로
주신 것이라고 말합니다(2코린 9,10-15).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신 재산의 관리인일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재산을 남들보다 더 많이 맡기셨다면,
그것은 남들보다 더 많이 이웃 사랑을 실천하라는 뜻입니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 12,48)."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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