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3년 9월 21일 다해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dariaofs 2013. 9. 21. 01:22

 

                                                                   (마태 9,9-13)

 

 

<의인, 죄인>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사도로 삼으신 것은

그가 사도로 삼을만한 어떤 특별한 점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마태오의 직업만 보고 (직업이 세리였다는 이유만으로)

그에 대해서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편견이고, 나쁜 고정관념입니다.

 

예수님께서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신 뒤에 많은 세리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는데,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제자들에게 시비를 겁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마태 9,11)."

 

지금 바리사이들이 시비를 거는 것은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신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일에 대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말에는 '우리는(바리사이는) 죄인이 아니다.' 라는 뜻이 들어 있고,

'죄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니 혹시 당신네 스승도 죄인이 아닌가?'

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12-13)."

 

이 말씀에서 '병든 이들'이라는 말은 '죄인들'을 가리키는데,

죄인들은 영혼의 치유와 구원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죄는 영혼의 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병든 이들'이라는 말이 세리들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바리사이들도 영혼이 건강한 사람들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든 예수님 앞에서는

'튼튼한 이들'과 '병든 이들'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입니다.

바리사이든 세리든 간에 전부 다 병든 이들이고,

전부 다 의사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세리들은 자기들이 병이 들었음을 인식하고

의사이신 예수님에게로 온 사람들이고,

바리사이들은 병이 들었으면서도 자기들은 건강하다고 착각하면서

의사는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라는 말씀도 같습니다.

'죄인'이라는 말은 어떤 특정 부류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원하고 해방시키려고 오신 분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죄와 죽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죄인을 부르러 왔다.' 라는 말은 세리들만 가리키는 것도 아니고,

바리사이들을 제외하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치료하시는 의사인데

그 치료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건강하게 될 것이고,

거부하는 사람은 그냥 병든 채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진짜로 '튼튼한 이들'과 '의인'은 누구인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 성모님 외에는

아담과 하와의 후손 가운데에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복음 말씀에 나오는 세리들에 대해서 말할 때,

'예수님은 그들과 같은 죄인들도 사랑하신 분'

이라는 식의 표현은 옳지 않습니다.

올바른 표현은 '예수님은 우리 같은 죄인들을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그들'이 아니라 '우리' 라는 것입니다.

 

마치 자기는 '세리들과 죄인들' 속에 포함되지 않는 것처럼

'그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리사이와 같은 태도입니다.

예수님 앞에서 '나(우리)'와 '그들'을 구분하지 말아야 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라는 말씀도

그런 관점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씀은 원래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지 말고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하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너희가 겉으로 종교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해서

죄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너희는 모두 같은 죄인으로서

서로에게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로 해석됩니다.

 

'의인으로서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가 아니라

'똑같은 죄인이니까 (형제로서) 서로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