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6,60-69)
<선택>
'나를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은
'하느님에게서 온 이'(요한 6,46)뿐입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가 아니라면, 사기꾼이거나 미친 사람이고(요한 8,48)...
예수님을 '하느님에게서 온 이', 즉 메시아로 믿는다면
예수님 말씀을 믿고 그 말씀대로 살면 되고,
'예수는 사기꾼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안 믿으면 그만입니다.
만일에 예수님이 사기꾼이었다면,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1코린 15,19)'일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하느님에게서 온 이'인데도 믿지 않는다면,
예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나중에(종말에) 진짜로 불쌍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선택'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은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체험에서 비롯된 믿음이지만,
'생명의 빵'에 관한 믿음은
체험이나 깨달음이 아니라 선택을 바탕으로 한 믿음입니다.
(믿음을 바탕으로 한 선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8-69)."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을 길게 하신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좀 더 쉽게 설명을 해주신 것이 아니라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라고 물으십니다.
믿기가 어려우면 떠나도 좋다는 것, 떠날 테면 떠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열두 사도는) 주님 곁에 남겠다고 대답합니다.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 아니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그 전에 예수님의 질문이 두 개 더 있었습니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요한 6,61)"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요한 6,62)"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라는 말을 원문대로 직역하면,
"이것이 너희를 걸려 넘어지게 하느냐?"입니다.
이 말은,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흔들어놓을 정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운가?
라는 뜻입니다.
다시 이 말은,
예수님의 말씀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해서 믿음을 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은
'이해가 안 되더라도 계속 주님을 믿겠다.' 라고 하면서
예수님 곁에 남은 사람들이고,
예수님 곁을 떠나버린 다른 제자들은
이해가 안 된다는 이유로 믿음을 버린 사람들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이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보게 되고 믿게 된다면, 이라는 뜻인데,
그때가 되면 지금 이해가 안 되는 말씀들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먼저 이해를 하고 이해된 다음에 믿을 것인가?
먼저 믿고,
믿음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깨닫고 이해할 것인가? 를 선택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하나의 갈림길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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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몸, 살, 피 같은 표현들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고 불평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런 표현들은 여전히 거북합니다.)
이해도 안 되는데 사용된 표현마저도 듣기가 거북했기 때문에
듣고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 당시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로마 박해 때에 로마인들은
'십자가에서 사형당한 모습 그대로
사형수의 시체를 조각해서 벽에 걸어놓고 섬기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역겨워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살과 피로 미사를 드린다는 소문만 듣고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식인종들이다.' 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천지창조, 동정잉태, 삼위일체 등의 교리들이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올라서는 일'입니다.
낮은 단계의 인간적인 지식에서
높은 단계의 영적인 지혜로 올라서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요한 6,63)."
인간적인 지식은 육이고(세속적인 것이고), 영원한 생명을 주지 못하지만,
믿음으로 얻는 지혜와 지식은 영이고(하느님의 것이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줍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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